7일 열린 서울옥션 경매에서 47억원에 낙찰된 이중섭의 '소'(종이에 유채, 에나멜, 35.3x52.0cm). 벌어진 입과 솟아오른 어깨, 위로 솟아 말린 꼬리를 통해 '싸우는 소'의 모습으로 추정된다. 제작 연대는 표기돼 있지 않다. [사진 서울옥션]
미술품 경매시장에 8년 만에 나온 이중섭(1916-1956)의 '소' 그림이 47억 원에 낙찰됐다.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 본사에서 열린 경매에서 18억원에 경매를 시작한 이중섭 '소'가 현장과 전화로 진행된 경합 끝에 새 주인을 찾았다. 서울옥션에 따르면 이번 경매가는 이중섭 작품 중 최고 금액으로 전화 응찰자에게 돌아갔다. 8년 전인 2010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35억6천만 원에 낙찰된 이래 이 작품이 경매에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중섭 '소'는 2007년 경매에서 45억2천만 원에 낙찰된 박수근 '빨래터' 기록도 넘어섰다. 이중섭은 근현대 작가 중 추상화가 김환기 다음으로 최고가 기록을 갖게 됐다. 지난해 4월 케이옥션 경매에서 김환기의 말년작 ‘고요(Tranquility) 5-Ⅳ-73 #310’이 국내 미술경매 사상 최고가인 65억50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의 미술품 경매를 위한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이 이중섭의 '소'를 살펴보고 있다. 총 163점, 125억 원(낮은 추정가 기준) 규모의 이번 경매는 공개된 미술 시장에 좀처럼 나오지 않았던 이중섭 '소'가 출품돼 경매 전부터 주목 받았다. [연합뉴스]
'소'는 이중섭이 즐겨 그린 소재로 '흰 소', '싸우는 소' '수레를 끄는 소'등 다양한 모습을 그렸는데, 대체적으로 머리가 화면 좌측으로 그려진 작품들과 달리 이번 경매 출품작은 머리가 우측을 향하고 있다.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