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째 역대 대통령 검찰 소환, 소환 주기 보니…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합니다.”
 
14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말이다. 전직 대통령들이 퇴임 후 검찰에 소환돼 포토라인 앞에 서는 일이 자신으로 끝났으면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 전 대통령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역대 5번째 전직 대통령이다. 최고 권력의 추락이 하나의 공식처럼 굳어진 셈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2차 조사를 받기 위해 1995년 11월 15일 오후 승요차편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에 도착, 청사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중앙포토]

노태우 전 대통령이 2차 조사를 받기 위해 1995년 11월 15일 오후 승요차편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에 도착, 청사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중앙포토]

 
전직 대통령 가운데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된 건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40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지난 1995년 11월 두 차례(1일ㆍ15일) 검찰에 불려 나와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총 27시간가량 조사를 벌인 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비슷한 시기인 같은 해 12월 검찰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도 내란죄 등의 혐의로 출석을 통보했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은 서울 연희동 자택 앞에서 ‘골목성명’을 발표한 채 조사를 거부했다. “종결된 사안의 수사는 진상 규명을 위한 게 아니라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으로 어떠한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을 생각”이라는 내용이다. 전 전 대통령은 고향인 경남 합천에 내려가 버티기에 들어갔지만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12월3일 그를 구속했다. 
1995년 12월 2일 서울 연희동 자택 앞에서 골목성명을 발표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 [중앙포토]

1995년 12월 2일 서울 연희동 자택 앞에서 골목성명을 발표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 [중앙포토]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 후 뜸했던 전직 대통령의 수난은 14년 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이어진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나 2009년 4월30일 뇌물수수 혐의로 소환됐다. 노 전 대통령은 12시간가량 조사를 마쳤다. 검찰 수사 후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대통령은 이번에 포토라인에 선 이명박 전 대통령이었다.  
2009년 4월 30일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노무현 전 대통령. 노 전 대통령 오른쪽부터 당시 변호인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보인다. [중앙포토]

2009년 4월 30일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노무현 전 대통령. 노 전 대통령 오른쪽부터 당시 변호인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보인다. [중앙포토]

 
국정농단 사건으로 탄핵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21일 검찰에 소환됐다. 박 전 대통령은 현직 시절 국정농단 사건으로 피의자로 입건됐지만 검찰 조사에 수차례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파면 이후 검찰에 소환에 나서면서 어쩔 수 없이 포토라인에 섰다. 이날 21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은 박 전 대통령은 소환 열흘 뒤 구속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22일 오전 14시간 가량의 검찰 소환조사와 7시간이 넘는 조서 검토를 마치고 새벽 6시 54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중앙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22일 오전 14시간 가량의 검찰 소환조사와 7시간이 넘는 조서 검토를 마치고 새벽 6시 54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중앙포토]

 
박 전 대통령이 소환된 지 꼭 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은 피의자로 검찰에 나왔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을 구속할 경우, 박 전 대통령과 나란히 수감되는 처지가 된다. 이렇게 되면 노태우ㆍ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역대 대통령 2명이 동시에 수감된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