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SUNDAY 편집국장 레터] 깊고, 풍부해집니다. 새로 시작합니다

 비가 내렸습니다. 또 한 명의 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고 돌아가는 그 새벽녘엔.  
이번에도 조사는 조사로만 끝나지 않을 듯합니다. 법 앞에 모든 이는 평등합니다. 하지만, 지켜보는 마음들은 무겁습니다. 한때 그에게도 열광했던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돌아보면 전직대통령의 전직대통령, 그 전직대통령의 전직대통령 때부터 악순환은 시작됐습니다. 5년 단임제가 뿌리를 내리면서, 새로 시작하는 권력은 끝나가는 권력, 끝난 권력을 내버려 두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첫 씨앗이 뿌려졌고, 이제 씨앗은 도돌이표가 됐습니다. 고리를 끊는 방법을 모두가 알지만 불행하게도 모두가 실천하지는 못했습니다. 불행한 역사는 되풀이되지 말아야 합니다. 이젠 권력의 그림자보다 권력의 빛이 조금이라도 더 부각됐으면 합니다. 사람을 키우고, 인재를 소중히 여기는 나라가 오래 번영한 세계사를 부럽게 지켜봐왔기 때문입니다. 권력을 꿈꾸는 사람들의 자세가 중요합니다. 시작보다 끝을 염두에 뒀을 때 권력은 더 겸손해질 수 있습니다. 5년동안 ‘전세처럼 빌리는’ 겸손한 권력이 될 수 있을 때 비로소 이 악순환의 고리는 끊길 수 있을 겁니다.  

VIP독자 여러분. 중앙선데이 편집국장 박승희입니다. 

오늘은 중앙선데이의 새로운 출발을 알려 드리려고 합니다. 중앙일보가 만드는 중앙선데이는 2007년 3월18일 일요일 신문으로 태어났습니다. 꼭 11년 전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깊고 풍부한 신문을 지향해 왔습니다. 그렇게 11년을 걸어왔습니다.  

중앙선데이는 오늘부터는 일요일이 아닌, 토요일에 발행됩니다. 중앙일보의 토요일자를 대신해 전국의 중앙일보 독자들에게 배달됩니다. 그 동안 일요일에 발행돼온 중앙선데이는 독자들의 기사 만족도가 2009년 89%에서 2016년 95.6%(중앙일보 조사연구팀 조사)로 시간이 갈수록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만 구독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부터 토요일에 발행되는 중앙선데이는 이런 불편을 해소하고 전국으로 찾아갑니다. 변화를 선택한 건 달라진 우리 삶의 트렌드도 염두에 뒀습니다. 주 2일 휴무가 2011년 20인 이하 사업장까지 확대된 이래 우리의 주말 개념은 즐기는 토요일, 쉬는 일요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토요일에 발행되는 중앙선데이는 일요일까지 좀 더 긴 호흡으로 챙겨두면서 읽을 수 있는 콘텐트들로 채워집니다.  

중앙선데이는 뉴스를 만드는 가치의 맨 윗자리에 독자 여러분을 모십니다. 새로운 변화에 담을 콘텐트의 기준으로 독자 만족도를 우선합니다. 새 길을 가는 중앙선데이가 증면이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한 건 그 때문입니다. 종전 중앙일보 토요일자는 28개면이었습니다. 종전 중앙선데이는 32개면이었습니다. 새로운 중앙선데이는 36개면으로 늘어납니다. 그래도 중앙일보 독자 여러분들께 추가 부담은 없습니다.


풍부한 중앙선데이는 뉴스/스페셜리포트/비즈니스&머니/욜로/인사이트를 품은 5섹션 체제로 꾸며집니다. 독자 수요조사 결과 주말에 보고 싶은 콘텐트로 레저, 책, 재테크, 리빙 등이 꼽혔습니다. 그래서 여행, 맛 기행, 스포츠, 리빙 콘텐트를 담은 욜로 섹션을 추가했습니다. 어지러운 시대, 뉴스의 이면과 스토리를 발굴해 담는 스페셜리포트, 중앙선데이 탐사보도팀이 만드는 선데이탐사기사는 읽는 의미를 더해줄 겁니다.

11년간 사랑받은 중앙선데이만의 특징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직접 콘텐트 제작에 참여한다는 겁니다. 인사이트 섹션이 그렇게 만들어집니다. 이 시대의 원로 김우창 고려대명예교수, 존 에버라드 전 평양주재 영국대사, 알쓸신잡으로 사랑받은 유현준 교수, 맛깔난 글의 음식칼럼니스트 박찬일 셰프 등이 독자 여러분께 더 전문적이고, 색다른, 읽는 재미를 드릴 겁니다. 잘 만들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