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검증하고도 낙마한 김기식…야권 “조국 경질을”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해외 출장’ 논란으로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김기식 금감원장이 16일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서 열린 저축은행 최고경영자 간담회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의원 시절 ‘외유성 해외 출장’ 논란으로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김기식 금감원장이 16일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서 열린 저축은행 최고경영자 간담회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16일 오후 중앙선거관리위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에 대한 ‘위법성’을 발표한 지 40분 만에 “선관위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지난 12일 선관위에 판단을 구한 뒤 나흘 만의 결과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김 원장의 과거 행위 중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면권자인 문 대통령이 거취 판단의 잣대로 객관적 판정을 제시했던 이상 선관위의 발표 직후 김 원장이 즉각 사의를 표명하고 뒤이어 청와대가 사표 수리를 공식화한 것은 예정된 수순이나 다름 없었다.

 
선관위가 김 원장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린 대목은 이른바 ‘셀프 후원’이다.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이 끝나기 직전인 2016년 5월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자신도 관여했던 민주당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에 기부한 것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판정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후원금에 대해선 저희가 검증할 때 내용 자체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후원금 문제에 대해선 선관위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후원금 부분은 민정 쪽에서 검증 당시 그 내용을 갖고 있지 않았다”고 거듭 밝힌 뒤 “왜 후원금에 대해 결과 내용을 갖고 있지 않았는지에 대해선 좀 더 파악해 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의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김 원장 사퇴의 파장은 과거의 인사 낙마자들에서 등장했던 검증 실패 논란과는 사정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조국 민정수석. [연합뉴스]

조국 민정수석. [연합뉴스]

새 정부 출범 이후 7명이 낙마하면서 청와대가 철저하게 인사 검증을 하지 못했다는 사전 검증에 대한 부실 논란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재검증도 부실했다는 ‘사후 검증’ 실패 논란으로 번질 수 있어서다. 김 원장을 놓고 외유성 출장 의혹, 피감기관 로비성 출장 의혹 등이 제기되자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9일 “해임 사유가 아니다”며 민정수석실에서 ‘재검증’까지 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라 조국 민정수석이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김 원장을 둘러싼 일부 언론의 의혹 제기에 관해 내용을 확인했다”며 “조사 결과 의혹이 제기된 해외 출장은 모두 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적법하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관위가 청와대의 재검증 결과와는 달리 ‘셀프 후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결정하자 야권은 “청와대의 사후 검증은 봐주기 검증이었다”며 일제히 청와대 민정 라인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인사 검증자가 아닌 김기식의 동지이자 변호인을 자처했던 조국 민정수석은 부적격자임이 판명됐다”며 “대통령은 조국 수석 역시 당장 경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성주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조국 수석의 즉각 사퇴는 말할 것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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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결정하지 못하게 하고 선관위 결정으로 금감원장을 사퇴하게 만드는 상황까지 몰고 온 것에 대해 청와대 인사 라인과 민정 라인은 총사퇴하라”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그 부분에 대해선 내가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만 밝혔다.
 
한국당은 조 수석이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드루킹’ 김모씨가 주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변호사를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만난 사실을 사후에 보고받았던 대목도 문제 삼으려 하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당시 백 비서관은 조 수석에게 “황당한 일이 있었다”며 면담 내용을 구두로 알렸다.
 
김 원장 낙마에 이어 민주당원 댓글 사건까지 겹치면서 남북 정상회담에 집중하려던 청와대의 계획은 차질을 빚고 있다. 청와대로선 이들 현안을 놓고 여론의 의구심을 해소하면서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결과물을 내놓는 안팎의 숙제를 안고 있다.  
 
채병건·최민우 기자 mfemc@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