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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노동의 날을 맞아 노동법률단체 '직장갑질119' 직장에서 벌어진 갑질 사례 중 최악의 사례 10개를 선정했다.
'직장갑질119'는 241명의 노동전문가와 노무사, 변호사들이 모여 직장에서 '갑질'을 당하는 노동자를 위해 무료로 오픈카톡상담, 이메일 답변, 밴드 노동상담, 제보자 직접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1. 간호사 태움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인근 성내천 육교에 고 박선욱 간호사를 추모하는 리본이 달려 있다. [사진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5/02/1f5a9ec1-b8f4-4d1d-915b-e3021e7dcbd3.jpg)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인근 성내천 육교에 고 박선욱 간호사를 추모하는 리본이 달려 있다. [사진 연합뉴스]
간호사들이 군기를 잡기 위해 벌이는 태움 문화는 이제 직장 갑질의 대표 사례가 될 만큼 유명하다. 태움 문화는 '(후배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뜻을 담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아산병원에서 한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태움' 문화의 문제점에 대해 호소했다. 업무를 지시한 다음 중간에 3~4번씩 불러내 다른 업무를 시키고도 시간 내에 업무를 마무리 하지 못했다고 혼을 내는 '태움'을 당하던 피해자는 입사 후 두 달 만에 살이 7kg이나 빠졌다.
2. 개목걸이 갑질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5/02/96a362ba-65c1-440d-8228-a6f5f5c3c337.jpg)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중앙포토]
지난 2월 서울에서 버스기사로 일한다는 사람이 다른 운수회사에서 일하는 지인의 '개목걸이' 갑질 사례를 '직장갑질119'에 제보했다.
문제의 회사는 버스 기사가 운행 도중 교통사고는 물론, 과속 등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사고 내용과 피해액, 이름 등을 적은 종이를 목에 걸게 하고, 사진을 찍어 회사 게시판에 올렸다.
3. 노래방 성폭력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5/02/b225428b-d921-4afc-a7dd-2a0eda46376e.jpg)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중앙포토]
노래방에서 이뤄지는 성범죄도 직장갑질의 대표적인 사례에 속한다.
한 예로 피해자는 회사 대표, 다른 직원들과 함께 술자리에 참석했고, 회사 대표는 2차로 노래방으로 가자고 요구했다. 일행의 사정으로 먼저 노래방에 도착한 피해 직원에게 회사 대표는 "노래 안 부르느냐?"며 옆자리에 앉은 뒤 피해자의 몸을 더듬는 등 성폭력을 벌였다.
다음날 피해자가 노래방 성폭력을 회사에 알렸지만, 회사는 오히려 대표와 피해자가 함께 해외 출장을 가도록 지시했고, 같은 회사에 다니며 이 사실에 항의하던 피해자의 애인은 권고사직 당했다.
4. 노비계약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롯데택배 서울남부지점 [사진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5/02/326c5211-ed32-45a1-aaa1-c2abc110283f.jpg)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롯데택배 서울남부지점 [사진 뉴스1]
롯데택배 직원으로 신분을 밝힌 피해자는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일하고도 너무 적게 받는 월급을 견디다 못해 퇴직을 결심했다.
그런데 담당 팀장은 "회사와 맺은 계약 때문에 90일 동안 회사를 나갈 수 없다"며 "어디를 다치더라도, 그 어떤 일이 있어도 나갈 수 없고, 회사를 나가면 하루 15만원씩 차감하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수차례 퇴사 의사를 밝힌 끝에 피해직원이 출근하지 않자 이번에는 지점장이 문자를 통해 "계약이 만료될 때까지 하루 15만원씩 (월급에서) 차감하겠다"고 통보했고, 실제로 피해직원은 전달 월급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회사에 돈을 지불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5. 닭사료 갑질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프리랜서 김성태]](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5/02/b3d594a7-2f49-45a8-aaae-27fe41c09a6d.jpg)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프리랜서 김성태]
약 100여명의 노동자가 일하는 한 중소 규모 사업체의 회장은 개인 별장 관리나 봉사활동, 운전기사 업무까지 회사 직원에게 요구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심지어 명절에 가족 여행을 가는 동안 비어있는 별장에 와서 닭과 개에게 사료를 주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업무시간에도 닭사료가 떨어졌으니 사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6. 마사지 갑질
![청와대 경비단.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5/02/f9321ebd-15a7-4f68-9ded-1040bdef5b02.jpg)
청와대 경비단.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해 3월 '직장갑질 119'에 이메일을 보낸 피해직원은 청와대 경비를 담당하는 정예 경찰인 '101 경비단' 소속이었다.
101경비단 단장은 "운동 잘하고 몸이 좋은 직원을 추천하라"고 지시해 대원을 선발한 뒤 매일 체력단련실에서 함께 운동하고, 운동을 마친 뒤 선발한 대원들에게 전신마사지를 지시했다.
2시간 경비 후 4시간 휴식 방식으로 근무하는 대원들은 단장의 운동을 돕느라 식사까지 거르며 운동과 마사지를 병행해야 했다.
7. 생리대 갑질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5/02/dc13010d-31c2-4ce7-90d9-061464e6ef36.jpg)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뉴스1]
한 공공기관에서는 무기계약직 노동자가 생리휴가를 신청하면 정규직인 팀장 및 책임자 직원들이 생리대를 보여달라고 검사했다.
이곳에서는 임신한 직원이 갑작스러운 하혈로 출근을 못 하고 산부인과로 진료받으러 가자 강제로 출근하도록 압박했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문제의 '갑질' 직원은 다른 직원에게 "돌아가면서 (임신)하라""계약직 누구는 멍청해서 피임을 못 해서 바로 임신하고 모를 것" 등의 폭언까지 퍼부었고, 결국 폭언을 견디다 못한 한 명은 퇴사했다고 한다.
8. 아빠 갑질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5/02/eff65ffe-efa5-4b3c-8881-d3043c396ed4.jpg)
[중앙포토]
최근 '갑질'의 온상으로 꼽히는 방송계에서도 최악의 갑질 제보가 나왔다.
한 제작사 대표가 회식자리에서 다른 제작진이 없는 틈을 타 피해자에게 폭탄주를 억지로 먹인 뒤 피해자를 껴안고 신체를 더듬은 것이다.
대표는 성폭력 도중에도 "넌 내가 만졌으니 이미 나와 잔 것이나 다름없어. 나는 결혼은 했지만 다른 여자들과 많이 잤고, 다음에 또 너를 보면 너와 잘 거야"라는 기상천외한 말을 했다.
결국 피해자가 대표의 손을 뿌리치고 식탁 밑으로 숨자 제작사 대표는 "아빠라고 생각하고 안아봐"라고 외쳤다.
9. 집청소 갑질
지난해 11월 오픈채팅방에서는 한 제보자가 자신의 아버지가 겪은 '집청소 갑질'을 털어놓았다.
비정규직으로 화장실 청소 일을 하는 피해자에게 회사 행정부장는 "내일 이사를 하는데 내 허리가 안 좋으니 오후에 와서 우리 집 청소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피해자는 "일단 알겠다"고 답했지만, 자식에게는 "(회사에서) 화장실 청소한다고 사람을 우습게 보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10. 턱받이 갑질
경력이 있는 신입으로 입사한 피해직원은 막내 아닌 막내로 부서 내 마실 물을 매일 아침 새로 채워 넣는 등 잡다한 업무까지 도맡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사장이 퇴근하기 전에는 퇴근하지 못할 뿐 아니라, 사장과 식사를 하면 사장에게 '턱받이'를 해줘야 하는 황당 갑질에는 참지 못하고 직장갑질119의 문을 두드렸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