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모델 시동…현대차 노조는 “총력투쟁” 반대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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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창출을 위해 적은 임금으로 자동차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 추진 계획에 현대차가 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하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관계기사 중앙일보 6월 1일 1·6면)
▶[단독] 광주시, 자동차공장 세운다…연봉 현대차 절반 4000만원

민주노총 현대차지부(이하 현대차 노조)는 “현대차 노조는 현대차가 광주형 일자리에 투자를 강행할 경우 총력 반대 투쟁에 나서겠다”며 “즉각적인 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가 반대를 표명한 이유는 광주형에 들어서는 신규 자동차 공장의 직원 연봉이 현대차 평균 임금의 절반도 안 되는 4000만원 수준이라는 계획이 포함돼서다. 현대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는 정규직·비정규직도 아닌 중규직 일자리인데다, 정규직의 임금수준을 하향 평준화한다”는 이유로 반대를 표명했다.

또 이 사업에 정부가 관여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 “반노동 정부의 속셈을 드러내는 폭거”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현대차가 이번 광주형 일자리에 투자할 경우 올해 임금협상과 연계한다는 입장도 정리했다. 현대차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는 단체협약 제40조(하도급·용역전환)와 제41조(신기술도입·공장이전·기업양수·양도)에 따라 정규직 임금수준을 낮추고 조합원 고용불안을 초래해 현대차 경영위기를 가속화할 것”이라며 “올해 임금협상과 연계해 투쟁하겠다”고 언급했다.


현재 광주시는 시청이 신설 법인을 설립하면 지역 사회, 공공기관, 다수의 기업이 공동투자해 완성차를 위탁 생산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와 같은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현대차는 '사업 참여 의향서'에서 "노사민정 대타협의 공동결의를 기반으로 여러 투자자 중 일원으로 사업 타당성 및 투자 여부 등을 위해 협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투자가 확정되더라도 신설법인의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일정 지분만을 투자해 ‘경제성을 갖춘 신규 차종’의 생산을 위탁하고 공급받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특정 회사 제품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완성차 업체의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공장의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위탁 규모는 위탁 생산 신차의 시장 수요 등을 감안한 합리적 수준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광주시는 현대차의 사업 참여 검토 의향과 투자계획서를 관계부서 회의에서 확인할 예정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