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측근 “성폭행 고충은 듣지 못했다”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수행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의 피해자인 김지은씨(33)와 함께 일했던 직장동료가 “김씨에게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했다는 고충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조병구)는 13일 오전 10시 5회 공판기일을 열고 김씨와 함께 안 전 지사 경선캠프에서 청년팀장을 맡았던 성모씨(35)의 증인신문을 심리했다.  
 
그는 김씨와 자주 연락하며 김씨의 고민 상담을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사의 변호인단이 제출한 증거에 따르면 두 사람이 지난해 초부터 10개월 동안 나눈 대화는 카카오톡 100페이지, 텔레그램 18페이지 분량에 달한다.
 
성씨는 “충남도청 운전비서 정모씨에게 당한 성추행 고민이나 김씨가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 본선 캠프로 파견 갔을 때 한 유부남이 추근댄다는 고충을 상담해줬다”며 “김씨가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한다는 말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이 제출한 두 사람의 메신저 내용에 따르면 김씨가 성폭행 피해를 봤다고 알려진 러시아·스위스 출장 당시에도 김씨는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았다.
 
성씨도 ‘혹시 김씨가 어떤 고충을 호소하려고 했던 것 같으냐’는 질문에 “김씨는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인데 당시에는 평상시처럼 ‘ㅋㅋ’나 ‘ㅎㅎ’를 붙였다”며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성씨는 또 지난 3월 5일 김씨가 ‘JTBC 뉴스룸’에 나와 피해를 폭로한 인터뷰를 보면서 “김씨는 평소 ‘하늘’이라는 말을 ‘의지되고 지탱하는 존재’로 표현했는데, 그날 인터뷰에서는 ‘거스를 수 없는 존재’로서 하늘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며 “안 전 지사의 호위무사라고 했던 사람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모르겠다”고도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전 재판을 마무리하고 오후 2시 재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오후 재판에서는 안 전 지사의 부인 민주원씨가 증인석에 앉는다. 안 전 지사 성폭행 의혹이 불거진 이후 그의 가족이 직접 입장을 밝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씨는 김씨의 폭로 직후 안 전 지사를 원망하면서도 측근들에게 ‘그래도 애 아빠니까 살려야지’ ‘김지은 평소 행실과 연애사를 모아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제5회 공판에 이어 오는 16일 비공개 공판을 한 차례 연 다음 이르면 23일 검찰이 구형량을 밝히는 결심 공판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안 전 지사에 대한 피고인 신문은 결정되지 않았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에 걸쳐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씨를 5차례 기습 추행하고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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