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남북 정상회담 무산 … “이 총리가 개막식 참석”

오는 18일 개막하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간에 열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남북 ‘미니 정상회담’이 무산됐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에서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공식 초청을 받았지만 불참키로 했다”며 “대신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개막식에 올 경우 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방문을 검토했다”며 “두 정상이 인도네시아에서 만나면 자연스럽게 미니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었지만 두 분 모두 참석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불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양국 정상을 초청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방한한 레트노 마르수디 외교장관(특사)에게 “일정과 여건을 고려해 판단하겠다”며 “내(문 대통령)가 가지 못하면 고위급을 보내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여건’은 김 위원장의 인도네시아 방문을 의미했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정부는 북·미 관계와 북한 비핵화 문제가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두 정상이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할 경우 정상회담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북한이 정치 일정을 이유로 김 위원장의 참석이 어렵다는 뜻을 밝혔고, 북한산 석탄 수입 논란 등 현안이 발생한 것도 문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 북한은 김일국 체육상을 자카르타에 파견키로 한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다만 인도네시아와의 전통적인 우방 관계인 북한이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에 고위급을 파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럴 경우 남북이 가을 정상회담을 앞두고 총리급 접촉을 통해 정상회담을 대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김일성 주석이 1965년 인도네시아 알리아르함 사회과학원 연설에서 ‘사상에서의 주체’라는 연설을 했다”며 “김 주석이 당시 인도네시아에서 선물받았던 꽃을 김일성화로 명명해 신성시하는 등 인도네시아와는 각별한 관계”라고 설명했다.
 
정용수·권유진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