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천 없이 억만장자된 사나이들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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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영 사진 강정영
[더,오래] 강정영의 이웃집 부자이야기(8)
입에서 불을 뿜어내고, 칼을 집어삼키며, 줄타기하고,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길거리 악사로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이 있었다. 남다른 재능을 인정받은 그는 후일 서커스 단원이 된다. 그러다가 이십여 년 후 억만장자가 된다. 그런 일이 가능할 수 있을까. 거짓말 같은 신화를 만들어낸 그의 이름은 기 랄리베르테다. 캐나다에 살고 있으며, 현재 유명한 엔터테인먼트 그룹 ‘태양의 서커스’의 소유자이다.
 
거리의 악사에서 억만장자 된 기 랄리베르테
태양의 서커스 CEO 기 랄리베르테. 어릴적 동네에서 본 서커스에 매료되어 거리의 곡예사가 되어 길거리 공연을 하다가 태양의 서커스를 제작하게 되었다. [중앙포토]

태양의 서커스 CEO 기 랄리베르테. 어릴적 동네에서 본 서커스에 매료되어 거리의 곡예사가 되어 길거리 공연을 하다가 태양의 서커스를 제작하게 되었다. [중앙포토]

 
랄리베르테는 어릴 때 동네 서커스 구경을 한 것이 계기가 돼 다이내믹한 행위예술에 푹 빠졌다. 대학을 중퇴한 그는 끼를 살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거리의 곡예사’로 살아간다. 
 
그러나 무일푼 홈리스로 살아야 하는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수력 발전소에 취직했지만 이마저도 근로자들의 파업으로 사흘 만에 없던 일이 됐다. 이것을 ‘다시는 평범한 월급쟁이로 살지 말라’는 신의 계시로 받아들였다. 그때부터 마음 맞는 친구 두 명과 함께 길거리 공연에 매달린다.
 
1983년 퀘벡 시는 자끄 까르띠에(Jacque Cartier)의 캐나다 발견 4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50만 달러를 걸고 예술 공연을 공모했다. 그는 퀘벡 시까지 90㎞를 죽마를 타고 갔다. 원래 홍보를 위한 이벤트였지만 퀘벡 시 당국에 깊은 인상을 주는 데도 성공했다.
 
그는 ‘태양의 서커스’라는 죽마를 주제로 한 공연을 하게 됐고,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로스앤젤레스 아트 페스티벌에도 초청을 받았다. 공연은 대성공으로 끝나 200만 달러나 하는 큰돈을 벌었다. 가진 돈을 몽땅 공연에 쏟아부어 단원들이 캐나다로 돌아갈 교통비를 걱정할 판이었지만 결과는 폭발적인 흥행이었다.
 
태양의 서커스 공연 미스터리는 1992년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시작한 서커스는 공연되자마자 전석 매진이라는 히트를 기록했고 지금도 인기 있는 쇼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중앙포토]

태양의 서커스 공연 미스터리는 1992년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시작한 서커스는 공연되자마자 전석 매진이라는 히트를 기록했고 지금도 인기 있는 쇼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중앙포토]

 
1992년 라스베이거스의 유명 호텔에서 시작한 서커스 ‘미스터리’는 공연되자마자 전석 매진이라는 공전의 히트를 쳤고 지금도 인기 있는 쇼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이 서커스는 전 세계로 무대를 넓혀 300여 개의 도시에서 1억 명 이상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의 서커스’엔 현재 500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으며, 연 수입이 8000만원에 달한다. 랄리베르테의 개인 재산도 2조원에 이른다.
 
보통 억만장자는 은행가나 석유·부동산· IT 사업을 벌이는 재벌, 또는 선대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받은 사람이다. 그러나 랄리베르테 처럼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로 부자가 된 경우도 꽤 있다.
 
살사댄스의 환상적이고 로맨틱한 춤을 맛으로 표현해보겠다며 ‘살사소스’ 회사를 설립해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크리스토퍼 골즈버리. 그의 재산은 약 1조 5000억원이다. 흥미로운 것은 아내에게 이혼 위자료로 약 1조원을 지불하고도 그만큼 돈을 벌었다는 점이다.
 
미국 스탠포드대 데이빗 체리턴 교수. 그는 검색 엔진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대학원생 제자들의 벤처 사업에 투자했다. [사진 Stanford Unv. 홈페이지]

미국 스탠포드대 데이빗 체리턴 교수. 그는 검색 엔진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대학원생 제자들의 벤처 사업에 투자했다. [사진 Stanford Unv. 홈페이지]

 
벤처에 투자해 2조 6000억원을 번 미 스탠포드대의 데이빗 체리턴 교수. 그는 검색 엔진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대학원생 제자들의 벤처 사업에 10만 달러를 투자해 23억 달러로 불렸다. 구글의 창시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바로 그의 제자들이다.
 
살을 빼고 허리 라인을 날씬하게 만들어준다면 돈을 아낌없이 쓸 사람들의 욕망을 사업 아이템으로 해 대박을 터뜨리기도 한다. 운동 후 마시는 저탄수화물 셰이크를 상품화해 2조 5000억원을 번 다니엘 아브라함의 이야기다.
 
운동할 때 신축적이고 몸을 유연하게 해주며 섹시하게 보이는 옷을 상품화해 부자가 된 경우도 있다. 바로 캐빈 프랭크란 사람이다. 그는 스포츠 의류의 면 소재에서 인조 섬유로 바꾸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4조 5000억원을 벌었다.
 
어릴 때 괴짜 소리를 듣고 배우로는 실패한 뒤 인형회사에서 20년 동안 일한 타이 워너는 이탈리아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독특한 문양을 보고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 길로 휴가를 중단하고 급히 귀국해 비이니 바비(Beanie Babies) 인형을 만들었다. 이것이  90년대에 어린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히트작으로 떠올라 2조7000억원의 부자가 됐다.
 
파산 회사 헐값에 사들여 1조원에 판 아이작 펄무터 
마블 스튜디오에서 만든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스틸 사진. 마블 엔터테인먼트 회장 아이작 펄무터는 안 팔리는 장난감을 되파는 노하우로 파산했었던 지금의 회사를 매입해 키운 다음 1조원에 디즈니사에 되팔았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마블 스튜디오에서 만든 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스틸 사진. 마블 엔터테인먼트 회장 아이작 펄무터는 안 팔리는 장난감을 되파는 노하우로 파산했었던 지금의 회사를 매입해 키운 다음 1조원에 디즈니사에 되팔았다.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안 팔리고 처치 곤란한 물건을 헐값에 산 뒤에 되팔아 성공한 사람도 있다. 이스라엘 출신의 아이작 펄무터라는 사나이로, 스무 살을 갓 넘긴 나이에 빈털터리로 미국으로 건너와 유대인 공동묘지에서 장례서비스를 도와주고 팁을 받는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안 팔리는 장난감이 수북이 쌓인 것을 보고 헐값에 사들여 약간의 마진을 붙여 되파는 장사를 벌였다. 노하우를 터득한 그는 파산한 마블 엔터테인먼트사를 거저 줍다시피 매입해 키운 다음 약 1조 원에 디즈니사에 되팔았다. 지금 그의 재산은 약 4조 원에 이른다.
 
춤만 잘 추어도 아이디어가 있으면 부자가 될 수 있다. 마이클 프래트리라는 댄서다. 아일랜드 전통 댄스에 새로운 리듬과 몸동작을 가감해 흥미롭고 재미있게 개조한 뒤 ‘아이리시 라인댄스’로 재탄생시켰다. 지금은 전 세계 60개국에 6000만 명이 즐기고 있으며, 그는 1조 원의 부자다.
 
부자가 되는 정해진 길은 없다. 누구나 한때 밑바닥 인생을 경험하며 절망하는 날이 있다. 그러나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 평범해 보이는 일을 할지라도 자신만의 특별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위에서 본 사례들은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을 상품화하거나 감동을 주는 그 무엇을 창조해 낸 경우다.
 
그런 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부자는 억지로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하는 일에 열정을 다하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때 돈은 부수적으로 따라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수많은 시도와 도전을 거듭하면서 기적을 일구어낸 사람들 멋지지 않은가.
 
강정영 청강투자자문 대표 aventamu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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