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문재인입니다" 윤장현 속인 사기범, 대통령 행세도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지난달 16일부터 21일까지 네팔 다무와 마을에서 의료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지난달 16일부터 21일까지 네팔 다무와 마을에서 의료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윤장현(69) 전 광주광역시장을 상대로 4억5000만원을 받아 챙긴 40대 여성이 문재인 대통령 행세까지 하며 사기 행각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6일 교육계와 지방정가에 따르면 권양숙 여사를 사칭해 윤 전 시장에게 거액을 뜯어낸 김모(49·여·구속)씨는 다른 유력인사들에게도 권 여사나 문재인 대통령을 사칭해 문자를 보냈다.검찰은 7일 영부인을 비롯해 ‘현역 대통령’ 행세까지 한 김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할 방침이다.
 
 김씨가 추가 범행을 벌인 대표적인 대상은 윤 전 시장이 자신의 딸 취업 부탁을 했던 학교 법인 대표다. 김씨는 광주 지역 한 고교의 학교법인 대표에게 “대통령이다. 권 여사를 도와주었으면 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권 여사를 사칭해 ‘5억원을 빌려달라’는 자신의 말을 의심하자 현직 대통령 행세를 한 것이다.
윤장현 전 광주시장. 중앙포토

윤장현 전 광주시장. 중앙포토

  
당시 김씨는 최소 5명의 지역 인사에게 ‘문재인 입니다’라고 거짓 메시지를 보냈다. 이같은 범행은 김씨의 문자를 이상하게 여긴 인사들이 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드러났다.대통령까지 사칭한 김씨의 사기 행각은 청와대가 지난 10월 22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칭범죄 관련 대통령 지시 발표문’에도 첫 사례로 등장했다.
 
앞서 윤 전 시장은 노 전 대통령의 ‘혼외자’라는 말에 속아 김씨의 아들(28)과 딸(30)의 취업을 알선했다. 4억5000만원을 보이스피싱 당한 데 이어 피의자의 자식들을 취직시키기 위해 취업비리에 연루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윤 전 시장은 지난 1월께 A씨의 아들과 딸을 각각 광주시 산하 공기업과 기관, 사립학교의 기간제교사로 채용될 수 있도록 해당 기관 직원과 학교 대표 등에게 전화를 걸어 부탁한 혐의다.
 
윤 전 시장의 채용비리 혐의는 김씨에게 돈이 건네진 과정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포착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아들은 지난 2월부터 10월까지 8개월 동안 단기계약 형식으로 공기업에서 근무했다. 딸은 지난 3월부터 기간제교사로 일하다 사건이 불거지자 최근 사직서를 냈다.
윤장현 전 광주시장. 중앙포토

윤장현 전 광주시장. 중앙포토

한편, 김씨는 지난해 12월 ‘권양숙입니다. 딸 사업 문제로 5억원이 급하게 필요하게 됐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윤 전 시장으로부터 4억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조사 결과 김씨는 전과 6범의 휴대전화 판매원으로 드러났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