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일 겨냥 “동맹이 적보다 더 미국 우려먹는다”

도널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대중 연설에서 한국과 일본을 비판한 뒤 “동맹이 적보다 미국을 우려먹는다”고 날을 세웠다. 한국을 향해선 “한국의 국경을 지켜주는데 우리 국경은 지키지 못한다”며 안보 무임승차 주장을 또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모니카에 있는 셸 석유화학단지를 방문해 ‘미국의 에너지 지배와 제조업 부흥’을 주제로 연설했다. 이 자리에서 “많은 세월 다른 나라를 강화해 주고 이제야 미국을 다시 세우고 있다”며 “한국의 국경은 지켜주면서 우리의 국경은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도 언급했다. 그는 “나는 아베 총리에게 이야기했다”고 운을 뗀 뒤 “미국이 일본으로부터 많은 자동차를 수입해 오지만 우리는 일본에 밀을 수출할 뿐”이라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이어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밀을 수입하길 원하지 않지만 단지 미국이 (미·일 교역관계에 대해) 괜찮다고 느끼게 하기 위해 그렇게 할 뿐”이라며 “일본이 미국에 자동차 공장을 짓는 등 (대일 무역적자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일본과의 교역에서) 780억 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솔직히 우리와 최악의 거래를 하는 나라는 바로 우리 동맹국들”이라며 “우리의 동맹이 우리 적들보다 우리를 훨씬 많이 이용하고 있다. 언젠가 많은 사람에게 이 점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농지와 묘지로 가득했던 펜실베이니아 모나마 지역에 대규모 석유화학단지가 들어선 것을 극찬하며 “세계 8대 불가사의와 같다”고 했다. 이어 “나의 행정부에서 우리는 맞서고 있고 이기고 있다. 진정 미국을 최우선으로 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의 연설은 지난 대선 때부터 주창해 온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부각하려는 것이었지만, 이 과정에서 동맹국 한국과 일본을 한꺼번에 깎아내렸다. 이런 동맹 때리기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무역적자 해소와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에서 성과를 과시해 국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트럼프에게 환호하는 유권자들에겐 잘 먹혀드는 ‘집토끼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방위비 분담금 등을 둘러싼 트럼프의 대한국 압박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