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링링' 덮친 산속서 9일간 떨던 60대 구조한 경찰 수색견

전주 완산경찰서 소속 경찰관과 소방관·자율방범대원 등이 지난 2일 전주시 완산구 고덕산에서 실종된 A씨(61)를 찾고 있다. [사진 전주 완산경찰서]

전주 완산경찰서 소속 경찰관과 소방관·자율방범대원 등이 지난 2일 전주시 완산구 고덕산에서 실종된 A씨(61)를 찾고 있다. [사진 전주 완산경찰서]

태풍 '링링'이 덮친 산속에서 공포에 떨던 60대 남성이 실종 9일 만에 구조돼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경찰 수색견 2마리가 수풀 안에서 웅크리고 있던 실종자를 찾았다.    
 
11일 전북 전주 완산경찰서에 따르면 A씨(61)는 전날 오후 3시 20분쯤 전주시 완산구 고덕산 정상(603m)에서 40m가량 아래 지점에서 구조됐다. 등산로에서 20~30m 떨어진 곳이다. 울산경찰청 소속 '엘비'와 경기남부청 소속 '마리' 등 수색견(셰퍼드) 2마리가 냄새를 맡아 A씨를 발견했다고 한다.  
 
"발견 당시 A씨는 탈진 증세가 있었으나 의사소통은 가능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지난 2일 오전 7시쯤 집에서 5.5㎞ 떨어진 고덕산을 찾았다가 연락이 끊겼다고 한다. 3시간 뒤 아버지와 연락이 닿지 않자 아들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전주 완산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지난 2일 전주시 완산구 고덕산에서 실종된 A씨(61)를 찾고 있다. [사진 전주 완산경찰서]

전주 완산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지난 2일 전주시 완산구 고덕산에서 실종된 A씨(61)를 찾고 있다. [사진 전주 완산경찰서]

전주 완산경찰서는 실종 당일부터 10일까지 9일간 경찰관·군인·소방관·자율방범대원 등 연인원 1500명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 헬기까지 투입해 'A씨가 평소 즐겨 찾았다'고 가족이 지목한 고덕산과 학산 일대를 살폈지만, A씨를 발견하지 못했다. 더구나 지난 8일에는 강풍을 동반한 태풍 '링링'이 휩쓸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가 경찰 수색견 2마리가 우거진 수풀에 가려 보이지 않던 A씨를 찾아냈다. 앞서 지난달 2일 충북 청주에서도 가족과 등산을 갔다 실종된 조은누리(14)양이 군 수색견 '달관(7년생 수컷 셰퍼드)' 이에게 발견돼 11일 만에 가족 품에 안기기도 했다.  
 
A씨는 혼자 등산을 하다 길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험한 길로 잘못 들어서서 오도 가도 못하고 한곳(발견 지점)에서 계속 있었다. 아무것도 못 먹고 빗물을 마시며 버텼다"고 말했다. 평소 우울증을 앓던 A씨는 당시 발목 상태가 안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완산경찰서 소속 경찰관과 소방관·자율방범대원 등이 지난 2일 전주시 완산구 고덕산에서 실종된 A씨(61)를 찾고 있다. [사진 전주 완산경찰서]전주 완산경찰서 소속 경찰관과 소방관·자율방범대원 등이 지난 2일 전주시 완산구 고덕산에서 실종된 A씨(61)를 찾고 있다. [사진 전주 완산경찰서]
A씨는 구조 직후 소방헬기로 전북대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측은 "찰과상 등이 있지만, 의식이 뚜렷하고 특별한 이상 증세도 없어 다음 주에는 퇴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씨 가족은 "경찰관들이 폭우와 태풍 등 궂은 날씨를 무릅쓰고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산 정상까지 산악 수색을 펼쳐 줘 (A씨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석일 완산경찰서장(경무관)은 "여러 기관·단체들은 물론 지역 주민이 실종자 수색에 힘을 모아줘 기적적으로 구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