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공장 뒤섞인 김포 거물대리 주민 환경오염 피해구제 받는다

난개발로 주택들 사이로 공장이 들어서면서 주민이 환경오염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김포지역 모습. [사진 환경부]

난개발로 주택들 사이로 공장이 들어서면서 주민이 환경오염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김포지역 모습. [사진 환경부]

주택과 공장이 난립해 대기·토양오염 피해를 호소했던 경기도 김포시 대곶면 거물대리 주민 8명이 정부로부터 환경오염피해 구제를 받게 됐다.
 
이에 따라 환경오염피해 구제를 받게 된 피해자는 지난해 지급이 결정된 충남 서천의 옛 장항제련소 주변 지역 주민 76명과 대구 안심 연료단지 5명을 포함해 모두 89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환경부는 11일 서울 용산역 회의실에서 제17차 환경오염피해구제심의회를 개최하고, 환경오염피해 구제 급여 선(先)지급 시범사업에 신청한 김포시 거물대리 주민 8명에게 총 931만 원의 구제 급여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심의회는 역학조사 결과 등을 검토해 ▶천식·폐렴 등 호흡기 질환과 고혈압 ▶협심증 등 심·뇌혈관 질환 ▶당뇨병과 골다공증 등 내분비 대사질환 ▶접촉피부염 등 피부질환 ▶결막염 등 눈·귀 질환 등을 해당 지역 환경오염피해 질환으로 인정했다.
 
다만, 식이 영향이 큰 대장암과 소화기 질환, 근골격계 질환, 비뇨생식기 질환 등은 해당 지역의 환경오염과 직접적 상관관계가 적다고 보고 인정하지 않았다.
 
또, 학 개인의 개별적 관련성을 판단하기 위해 주거지 인근(반경 500m)에 주물공장 등 오염물질 배출원 입지 여부, 주거지 토양오염도, 피해자의 혈중 중금속 농도, 거주 기간에 따른 오염물질 노출 기간, 발병 시기, 건강 상태 등을 검토했다.
주택 사이에 들어선 공장에서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모습. [사진 환경부]

주택 사이에 들어선 공장에서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모습. [사진 환경부]

김포시 대곶면 거물대리와 초원지리 지역은 공장입지규제 완화로 인해 주택과 공장이 혼재돼 주민 건강 피해 문제가 지난 2013년부터 꾸준히 제기된 지역이다.
이 지역 주민 21명은 지난 2016년 말에, 9명은 2017년 초에 피해 구제를 신청했다.
 
이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피해조사단은 2017~2018년 정밀조사를 시행하는 한편 2013~2016년에 실시된 선행 역학조사 결과를 분석해 이 지역의 중금속 오염과 주민 건강 피해를 이같이 확인했다.
 
환경오염피해조사 전문위원회에서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10차례에 걸쳐 검토했다.
전문위원회는 ▶천식 등의 특정 질병이 다른 지역에 비해 초과 발생했고 ▶해당 질병이 지역 배출원으로부터 발생한 환경 유해인자와 관련이 깊으며 ▶환경 유해인자가 피해자 체내 또는 주거지 주변에서 확인됐을 때 환경오염과 신체 피해 사이에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지금까지 환경부가 구제급여를 지급한 사례는 카드뮴 중독증, 진폐증 등 특이성 질환에 국한돼 있었는데, 이번 결정으로 호흡기·순환기·내분비 질환 등 비(非)특이성 질환 보유 피해자도 환경오염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특이성 질환은 특정 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원인과 결과가 명확히 대응하는 질환을 말한다.

드론에서 촬영한 김포 난개발 지역. 환경부는 최근 드론을 활용해 오염배출 업소를 단속하고 있다. [사진 환경부]

드론에서 촬영한 김포 난개발 지역. 환경부는 최근 드론을 활용해 오염배출 업소를 단속하고 있다. [사진 환경부]

환경정의는 이날 성명을 통해 "환경부는 환경오염피해구제 신청에 참여하지 못한 지역 주민들에 대한 실질적인 구제 대책이 마련해야 한다"며 "서둘러 김포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개별입지 난개발에 따른 환경오염 피해조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환경오염피해 배상책임 및 구제에 관한 법률'에 따른 환경오염피해 구제 급여 선지급 시범사업은 환경오염 피해 입증과 손해배상이 어려운 피해자들을 신속하고 실효적으로 구제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구제급여를 먼저 지급한 후 원인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사업이다.
 
구제급여 신청 접수와 급여 지급은 환경산업기술원이 맡고 있는데, 급여는 의료비와 요양 생활수당, 장의비, 유족보상비 형태로 지급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김정연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