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화재로 50대 부부 숨져…창문에 매달린 딸, 이웃이 구조

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 5층에서 불이 나 화염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 불로 50대 부부가 숨지고 자녀와 주민 등이 부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 5층에서 불이 나 화염과 함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 불로 50대 부부가 숨지고 자녀와 주민 등이 부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 첫날인 12일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50대 부부가 숨졌다. 창틀에 매달려 있던 20대 딸은 이웃에 구조됐으며, 아들과 친구는 5층서 뛰어내려 탈출했다. 주민 10명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날 오전 4시 21분께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 5층 A(53)씨 집에서 불이 났다. 불은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약 20분 만에 진화됐다. 그러나 이른 새벽 발생한 화재는 큰 인명피해를 냈다.
 
불이 난 집안에는 부부와 20대 딸과 아들, 아들의 친구 등 모두 5명이 머물고 있었다. 화재 발생 뒤 아들과 친구는 5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탈출했다. 딸은 보일러실 창틀에 매달려있다가 이웃의 도움을 받아 구조됐다.
 
주민 양모(46)씨는 아래층인 4층 집에 들어가 창문에 몸을 걸친 채 손을 뻗어 창문에 매달린 딸의 다리를 당겨 극적으로 구조했다. 양씨는 “2명이 매달려 있길래 1명이라도 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뛰어들어갔다”면서 “다행히 딸이 보일러 연통에 발을 걸치고 계셔서 제가 끌었당겨 구조를 도울 수 있었다”고 뉴스1에 말했다.
 
그러나 함께 매달려있던 A씨는 딸이 구조된 뒤 추락해 숨졌다. 부인 B(50)씨는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자녀와 친구 등 3명은 다리 화상을 입거나 다쳤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날 화재로 주민 수십명이 대피했으며, 건물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한 주민 23명이 꼭대기 층에 모여있다가 구조됐다. 넘어져서 타박상을 입거나 연기를 들이마신 주민 10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