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마법의 가을… 올해는 누가 한을 풀어낼까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우승을 내준 뒤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LA 다저스 팬. 올해는 다저스가 우승에 대한 갈증을 해결할 수 있을까. [AP=연합뉴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우승을 내준 뒤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LA 다저스 팬. 올해는 다저스가 우승에 대한 갈증을 해결할 수 있을까. [AP=연합뉴스]

가을이 다가왔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도 코 앞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엔 오래된 '저주'가 깨지고, 수십 년 묵은 '한'을 푸는 시리즈가 많았다. 이번 가을엔 어떤 마법이 일어날까.
 
최근 월드시리즈에선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했던 팀들이 정상에 올랐다. 2017년엔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1962년 창단한 이후 무려 55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휴스턴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LA 다저스)에서 모두 최종 7차전까지 치른 끝에 승리해 더 극적이었다. 2016년엔 시카고 컵스가 '염소의 저주'를 깨트렸다. 순종 2년인 1908년 이후 무려 108년 만의 우승. 2015년에는 80년대 이후 만년 약체였던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30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와후 추장의 저주'에 시달린 클리블랜드는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인디언 추장 로고를 쓰지 않고 있다. [AP=연합뉴스]

'와후 추장의 저주'에 시달린 클리블랜드는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인디언 추장 로고를 쓰지 않고 있다. [AP=연합뉴스]

올해 가장 주목받는 팀은 역시 류현진의 소속팀 LA 다저스다. 다저스는 1988년 우승 이후 30년 동안 무관에 그쳤다. 2017시즌과 지난해,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나선 다저스는 휴스턴과 보스턴 레드삭스에 정상을 내줬다. 올시즌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전체 승률 1위를 달리고 있어 월드시리즈 진출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던 류현진은 김병현 이후 두 번째로 우승반지에 도전한다.
 
MLB 3대 저주 중 유일하게 남은 '와후 추장의 저주' 주인공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도 관심을 모은다. 클리블랜드는 우스꽝스런 인디언 추장 로고를 넣은 뒤 강한 반발을 샀다. 1948년이 마지막 우승. 현재 가장 긴 기간 우승하지 못한 팀이 클리블랜드다. 2016년 '저주깨기' 시리즈에서 컵스에 패한 클리블랜드는 올시즌 치열한 와일드카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와후 추장 로고를 쓰지 않고 있다. 저주의 '약발'은 끝날까.
 
1994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LG

1994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LG

KBO리그에선 5위를 제외하곤 가을 야구에 나설 팀이 사실상 가려졌다. 수도권 네 팀 중 가장 우승에 목마른 팀은 역시 4위 LG 트윈스다. LG는 1990년 MBC 인수 이후 곧바로 패권을 거머쥐었다. 이어 4년 뒤 유지현-김재현-서용빈 신인 트리오를 앞세워 또다시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만 3번(97, 98, 2002년) 했다. 그 사이 KBO리그에선 2개의 팀(쌍방울, 현대)이 사라졌고, 4개의 팀(SK, 히어로즈, NC, KT)이 창단했다.
 
LG엔 전설처럼 내려지는 이야기도 있다. 초대 구단주를 지낸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이 내건 술과 시계다. 야구를 사랑했던 구 전 회장은 1995시즌을 앞두고 술을 사온 뒤 '우승하면 따자'고 했다. 이어 1998년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MVP에게 고급 시계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술과 시계 모두 금고에 보관된 채로 머물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치러야 하는 불리합 입장이지만 기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2012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에 출전했던 요미우리 하라 감독.

2012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에 출전했던 요미우리 하라 감독.

일본 프로야구에선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하라 데쓰노리(61) 감독이 진기록에 도전한다. 같은 팀에 세 번 부임해 세 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것이다. 요미우리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하라 감독은 2002년 지휘봉을 잡자마자 일본시리즈에서 세이부 라이온스를 물리쳤다. 하지만 이듬해 구단 수뇌부와 충돌해 시즌 뒤 팀을 떠났다. 하지만 3년 만에 다시 돌아온 이후엔 무려 10시즌(2006~15) 동안 팀을 이끌며 센트럴리그 우승 6회, 일본시리즈 우승 2회를 차지했다.
 
이후 야인으로 지내던 하라는 지난해 10월, 다시 요미우리 지휘봉을 잡게 됐다. 부임 초기 하라 감독에 대한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현장 감각도 떨어져있을 것이라는 지적, 그리고 우쓰미 데쓰야·쵸노 히사요시 등 베테랑을 FA 보상선수로 내준 결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시즌 내내 선두를 질주했고, 2위 요코하마와 격차를 크게 벌렸다. 사실상 센트럴리그 우승이 확정적인 요미우리가 일본시리즈 챔피언까지 차지할 지가 눈길을 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