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골프숍] 거리감은 퍼티스트, 방향감은 퍼트아웃

퍼티스트

퍼티스트

벤 호건(1912~1997) 등 오래전 골퍼들은 밤이 되면 호텔 방에서 벽돌이나 벽에 대고 퍼트를 했다. 공이 얼마나 강하게 맞는지를 느껴 거리감도 파악했다.  

 
한국은 퍼트 연습할 장소가 별로 없다. 그래서 실내 퍼트 연습기가 유난히 많이 개발됐다. 21세기 들어선 디지털 연습기도 나왔다. 
 
전자 퍼트 연습기의 효시는 ‘싱글로’다. 좁은 공간에서 롱퍼트를 연습할 수 있고, 헤드업 방지 시스템 등이 내장된 당시로선 파격적 제품이었다. 그러나 가격이 비쌌고, 고장이 잦았으며 후속 제품이 나오지 않았다. 
 
이후 광센서를 통해 공이 굴러가는 시간을 거리로 환산해주는 연습기도 등장했다. 공을 다시 가져와야 했고, 방향 정보를 알 수 없는 것도 단점이었다.  
 
2008년 출시된 ‘원퍼팅’은 40m까지 게임으로 연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색깔 공이나 어두운색 퍼터를 사용하면 오작동이 생겼다.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퍼팅파노라마’라는 제품도 있었다. 그린 경사의 변화를 줄 수 있게 했다. 가격이 99만원으로 비쌌다. 
 
골프존도 디지털 퍼트연습기를 만든 적이 있다. 천만원에 육박하는 퍼트 시뮬레이터 지파로를 출시했다가 접었다.  
 
카이스트에서 미세한 충격을 측정하는 압전재료를 전공한 김동국 박사는 첫 번째 퍼트를 홀 옆에 붙여 놓지 않으면 3퍼트 하기 십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퍼트의 거리감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2010년 '3퍼트 킬러'라는 별명을 붙인 퍼트연습기 ‘퍼티스트’를 만들었다. 센서가 달린 충격모듈에 공을 치면서 거리감을 느끼는 비교적 간단한 기구다. 
 
충격모듈은 벤 호건의 벽돌과 비슷하다. 그러나 느낌이 아니라 정확한 디지털 ‘숫자’로 보여준다. 정확하지만 단순한 충격 센서를 사용한 퍼티스트는 가격이 낮아졌고 1.5 미터의 짧은 거리에서 15m까지 거리감을 느낄 수 있다.
 
공을 회수하러 갈 필요가 없고 게임 기능도 있어 연습이 지루하지 않다. 최초의 왼손 골퍼를 배려한 제품이기도 하다.
  
김동국 대표는 모든 그린에 맞는 완벽한 거리감이란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신만의 측정자인 ‘퍼팅 미터’ 개념을 만들어야 한다. 일단 퍼티스트를 통해 1m 단위로 자신의 자를 만들어 놓고 빠른 그린, 느린 그린, 오르막 내리막에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퍼트아웃 연습기.

퍼트아웃 연습기.

영국 제품인 ‘퍼트아웃’도 눈여겨볼 만하다. 올해까지 2년 연속 골프다이제스트 에디터스 초이스로 선정됐고, 2018년 아마존 골프 연습 기구 베스트셀러였다.
 
퍼트아웃의 원래 이름은 퍼트아웃 압박감 훈련기다. 그만큼 완벽한 퍼트를 추구한다. 
 
수입사인 스포틱미디어웨어 고형석 대표는 “잘못 친 샷은 퍼트아웃 바깥으로 나가버리고 정확히 가운데로 가지 않은 공은 좌우로 비켜서 돌아오게 설계됐다. 공 하나만 들어갈 정도의 크기인 마이크로 타깃 모드로 전환하면 라인과 속도는 물론 사이드스핀까지 없어야 홀에 들어가도록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골프용품 칼럼니스트 한원석씨는 “퍼트아웃은 템포를 잡아주고 방향 맞추기가 좋다. 모양이 스팀프미터 비슷해서, 그린 스피드를 확인하기도 좋다. 볼을 정확하게 임팩트하는지도 알 수 있어 완벽한 퍼트를 하도록 돕는다”고 평했다.  
 
퍼트아웃은 날렵한 포물선 곡선 모양이다. 이 제품을 만드는 영국의 데어포어(therefore)사는  골프용품사가 아니라 디자인 회사다. 혁신적인 디자인 제품을 만든다. 회사 직원 중 골프광이 퍼트아웃을 만들었는데 물건이 좋아 상용화했다. 회사 대표 그레이엄 브렛은 “디자인이 기능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만든 매트와 퍼트 미러의 디자인도 예쁘다. 
퍼트아웃 미러.

퍼트아웃 미러.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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