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에 열받아 제주서 비행기로 왔다, 내가 동원됐다고?”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두 번째 대규모 집회가 9일 서울 광화문광장~숭례문까지 1.7㎞ 구간에서 열렸다. 우상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두 번째 대규모 집회가 9일 서울 광화문광장~숭례문까지 1.7㎞ 구간에서 열렸다. 우상조 기자

573돌을 맞은 한글날인 9일 광화문 광장은 오전부터 태극기로 뒤덮였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와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이들이 든 태극기다. 이날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2차 국민대회’를 주도한 ‘문재인 하야 범국민 투쟁본부’(투쟁본부) 등 수많은 단체, 시민들이 오전부터 세종대로 일대에 몰렸다. 지난 3일에 이은 ‘역대급’ 인파가 광화문 광장부터 시청 앞 약 1㎞ 구간(폭 100m)을 가득 채웠고, 숭례문 일대까지 집회 참가자들도 넘쳤다. 거리에선 4000원짜리 태극기가 끊임없이 팔렸다.
 
시민들은 ‘문재인 하야’ ‘조국 감옥’ ‘조국 구속’ 등의 팻말을 들고 오전부터 광장을 찾았다. 오전 9시쯤부터 광화문 광장 북측에선 정부 주관 한글날 경축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경찰은 2~3중 펜스를 설치하고 비표를 소지하지 않은 일반 시민들을 통제했다. 투쟁본부 측은 오전 10시40분쯤 행사가 끝났다는 아나운서 말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앰프의 볼륨을 높이고 본격적으로 집회를 시작했다. 인파는 낮 12시 이후 본격적으로 몰렸다. “문재인은 퇴진하라. 조국을 구속하라”는 구호가 연달아 터져나왔다. 주최 측은 “오후 1시 기준 100만 명 이상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의원 몇몇이 개인 자격으로 현장을 찾았다. 나 원내대표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이 자리에 왔다. 이 분노의 마음이 대한민국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황 대표도 현장을 떠나며 기자들을 만나 “국민들의 분노를 가볍게 생각하면 망국의 길로 가게 될 것”이라며 정부를 향해 경고 메시지를 냈다.
 
집회에 참여한 태극기를 두른 어린이와 보호자. 조문규 기자

집회에 참여한 태극기를 두른 어린이와 보호자. 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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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 참가자들 가운데는 지난 3일 집회를 두고 “군중 동원, 폭력으로 얼룩진 집회였다”고 평가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분노를 표하는 이가 많았다. 제주도에서 온 김재선(55)씨는 “3일 집회에 못 나와 가슴이 아파 아침 비행기를 타고 왔다. 제주도에 사는데 누가 나에게 동원령을 내리나”라고 했다. 남편·자녀와 함께 집회에 참가한 윤은희(45)씨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충북 단양에서 가족들과 왔다. 우리는 동원되고 싶어도 될 수가 없다”며 분개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전모(47)씨는 “지금 국민 화병은 정부 책임이다”며 “조국 장관은 가족들이 수사받는 와중에 검찰 개혁안을 발표하는 것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조국 장관 동생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도 시민들은 격앙했다. 주부 채모(43)씨는 “사법부에 항의하기 위해 나왔다. 어떻게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범죄자를 구속하지 않을 수가 있느냐”고 했다.
 
자신을 고려대 출신 의사라고 소개한 박모(31)씨는 ‘조국 구속’이라고 쓴 큰 팻말을 만들어 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부정입학에 대해 학교(고려대)가 나서 퇴학시켜야 하는데 정권 눈치를 보고 있는 게 화가 난다”며 “일부 언론이 광화문집회를 보수집회로 폄훼하는 것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3일 집회와 달리 이날 광화문 광장 일대에 이동식 화장실 30개를 설치했다.
 
한영익·김태호·이우림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