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록 "정경심과 돈 얘기 많이 나눠…윤석열에 열받아 했다"

지난 8일 유튜브 라이브로 방송된 알릴레오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지난 8일 유튜브 라이브로 방송된 알릴레오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조국(54)법무부 장관 아내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경록(37) 한국투자증권 차장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인터뷰한 녹취록 전문이 공개됐다. 녹취록에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들과 이를 뒷받침하는 김 차장의 진술이 빼곡하게 담겨있다.

 

①김경록, 정경심 '사문서위조' 방법 미리 알았을까

 
녹취록에 따르면 김 차장은 9월 10일 KBS 취재에 응할 당시 KBS 기자가 정 교수의 딸 동양대 표창장 위조 방식을 이미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유 이사장에게 "결국에는 이 내용이 (기사로)나오지는 않았는데, 그때 그 법조팀장이거든요. 그때 이미 무슨 이야기를 했냐면 '아들이랑 딸이랑 상장 교체해서 바꿨다' 이미 그것까지 다 알고 있더라고요. 그 시기에 이미"라고 말했다.
 
9월 6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조국 후보자 딸이 받았다는 표창장 사진을 보도진에게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9월 6일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조국 후보자 딸이 받았다는 표창장 사진을 보도진에게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 이사장이 "그건 이미 검찰이 언론 플레이를 다 했을 때"라며 김 차장의 기억이 잘못됐다는 식으로 반박하자 김 차장은 "그런데 구체적으로 그게 어떻게 작업을 했는지까지 다 얘기가 되지는 않았었잖아요"라고 반문했다. 유 이사장은 "그래도 뭐 한글파일로 잘라서 얹고, 그 얘기는 다 나왔을 때예요"라고 재차 반박했다.

 
유 이사장의 당시 반박은 틀렸다. 정 교수가 아들의 상장을 스캔한 뒤 딸 표창장을 제작했다는 의혹 보도가 가장 처음 나온 건 9월 17일 오후로, 김 차장이 KBS 취재에 응했던 때로부터 약 일주일이 지난 때다. 그 전까지는 정 교수의 연구실 PC에서 동양대 총장의 직인 파일이 발견됐다는 사실만 알려졌다.

 
김 차장은 이어 유 이사장에게 "그때(9월 10일) 그 기자가 정확하게 그 내용을 알고 있더라고요. 아들은 상 받았고, 거기서 오려가지고 딸 걸로 해서 제출했다(는 사실)"고 얘기했다.
 
김 차장 본인이 KBS 취재 당시 정확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있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KBS 관계자는 "당시 그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 교수의 사문서위조에 영화 <가생충>에서와 같은 방식이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교수가 아들의 상장에 찍힌 총장 직인을 스캔한 뒤 딸의 표창장에 붙였다는 판단이다. 검찰은 지난 2일 기자단과의 정례 브리핑에서 정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해 "객관적 증거를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한 여러가지 궁금증은 재판 과정에서 일순간에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②어디엔가 증거 더 존재할 수도

 
지금까지 알려진 것 외에 검찰이 확보할 수 있는 또 다른 증거가 존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 차장은 정 교수가 사모펀드 투자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작년 말부터 의심하고 있었거든요, 교수님이 조범동(조 장관 5촌 조카)을"이라며 "(정 교수가)녹취도 하고 걔(조범동)랑 있었던 것들을 자료를 죽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돈도 빼라고 얘기도 하고 이랬더니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정 교수가 조씨와 나눈 사모펀드 투자 관련 대화 내용 등이 어디엔가 보관돼있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검찰이 지난달 23일 조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할 때 이 자료를 확보했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정 교수가 정작 중요한 증거는 김 차장에게 맡기지 않았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김 차장은 유 이사장에게 "(정 교수가)뭔가 더 중요해 보이는 컴퓨터는 저한테 맡긴 적이 없어…"라고 말했다.

 
검찰은 '더 중요해 보이는 컴퓨터(하드디스크)'를 확보했으나 이미 포맷이 끝난 뒤였던 것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이번 (자택)압수수색도 제가 안 가지고 있는 걸 찾으러 들어간 거"라며 "(검찰이)그것도 이미 다 포맷이 돼 있더라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③김경록, 정경심과 여행도 갔다…"VVIP급 고객에나 해당하는 얘기"

 
유 이사장은 지난 8일 방송한 유튜브 '알릴레오'에서 김 차장과 정 교수 사이의 관계부터 확인했다. 이후 두 사람이 일반적인 프라이빗뱅커(PB)와 고객의 관계였고, 김 차장의 행동도 일반적인 PB 업무일 뿐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투자증권 영등포 PB센터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뉴스1]

한국투자증권 영등포 PB센터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뉴스1]

유 이사장이 당시 방송에서 공개한 녹취에는 "실제 정경심 교수의 자산 관리에 관해서만 업무상에 관련을 맺으셨던 건가요?" 내지 "일반적으로 PB와 증권사 고객들 사이에, 일반적으로 보통 유지되는 관계 범위를 안 벗어났다고 하시는 거지요?"라는 유 이사장 질문에 김 차장이 "네"라고 대답하며 상황을 설명하는 음성이 담겼다.

 
하지만 녹취록에 담긴 김 차장 주장은 이와 조금 달랐다. 김 차장은 정 교수와의 관계에 대해 "문자, 메일…엄청나게 돈 얘기를 많이 했거든요. 친하고, 같이 여행도 다니고 하니까"라고 말했다.

 
PB가 고객과 함께 여행을 다니는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PB가 고객과 여행을 갔다는 얘기를 들어보긴 했지만, 이는 몇백억원 자산을 보유한 VVIP 고객의 경우에나 해당하는 얘기"라며 "이런 경우 PB는 거의 고객의 집사라고 보면 되는데, 일반적인 PB센터에선 보기 어렵고 VVIP를 전담하는 센터에서나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정 교수가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을 정도로 가깝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정 교수가)조국 교수님이 청와대에서 일하는 것도 불안해하셨었어요"라며 "그 당시에 동생도 옵션투자를 잘못해서 60~70% 손실이 나고, 정경심 교수님의 오빠나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재산 있었는데, 정경심 교수님이 거기서 빠지겠다고 그랬는데 형이 그거를 욕심을 내서 동생한테 소송을 내고"라며 정 교수 형제간의 경제적인 애로까지 다 알았다는 듯 말했다.

 
또 "자기(정 교수)가 경제적으로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라는 얘기를 했다)"라며 "남편은 점점 멀리 가버리고, 그런 얘기를 참 많이 하셨어요 저한테"라고 말했다.

 

④정경심, '윤석열 배신'에 열 받았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자택에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자택에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정 교수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배신'을 했다며 화를 낸 정황도 포착됐다. 김 차장도 정 교수와 그런 얘기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제 핸드폰 검색 기록에 검찰 배신, 윤석열 총장 배신, 이런 것들이 있었어요"라며 "(검찰이)이게 어디서 얘기가 나왔냐(고 해서) '교수님(정 교수)하고 그런 얘길 했다, 그런데 그때는 우리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런 얘길 하고 있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밥 먹으면서 정경심 교수님은 (윤 총장에 대해) 열이 이렇게 받으셨거든요"라고 말했다. 이어 "저도 솔직히, (조 장관과)둘이 밥 먹을 기회가 있어서 '좀 섭섭하지 않으시냐'고 교수님(조 장관)한테…. (물었더니) '그 사람(윤 총장)은 그 사람 일 하는 거고, 자기(조 장관)는 자기 일'(할 뿐이라고 답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