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피한뒤 타격···美도 "막을 방법 없다" 겁낸 中 신무기

중국이 실전에 배치한 극초음속 활강비행체인 둥펑-17 미사일이 중국 천안문 앞을 지나고 있다. 중국 CC-TV는 6일 메인 뉴스에서 “중단거리 재래식 탄도 미사일의 세대를 교체한 차세대 주력 장비라고 평가했다. [신화사]

중국이 실전에 배치한 극초음속 활강비행체인 둥펑-17 미사일이 중국 천안문 앞을 지나고 있다. 중국 CC-TV는 6일 메인 뉴스에서 “중단거리 재래식 탄도 미사일의 세대를 교체한 차세대 주력 장비라고 평가했다. [신화사]

 
지난 10월 1일 건국 70주년을 맞이하여 열린 중국의 대규모 열병식에서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다수의 신형 첨단무기들이 등장했다. 이들 가운데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단연 둥펑(東風·DF)-17이다.  
 
2020년에 초기 전력화될 것으로 예상했던 DF-17은 WU-14로 알려진 극초음속 활공 비행체(HGV: Hypersonic Glide Vehicle)를 탑재하여 작전 배치한 세계 최초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다. 미국과 러시아도 극초음속 활공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두 나라 모두 지금까지 작전 배치를 위한 무기체계 형상의 비행시험은 알려진 적이 없었다.  
 
러시아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Zircon)

러시아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Zircon)

 
DF-17은 2단형 미사일로 1단은 일반적인 탄도미사일 부스터와 같은 구조이며 2단은 HGV 자체이다. HGV는 최고 고도의 정점으로부터 하강하여 대기권을 재진입하는 단계에서  탄도미사일 부스터와 분리되고, 극초음속으로 저고도 활공 비행을 한다. 특히 HGV는 레이더의 탐지를 회피하기 위해 마하 5~10 사이에서 극초음속으로 활공하며 회피 기동한다.  
 
중국은 2017년 11월에 HGV를 탑재한 DF-17의 두 차례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첫 번째 시험발사는 내몽골의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진행되었으며 약 1400㎞를 날아갔다. 탄도미사일 부스터 추력에 의한 탄도궤적 비행과 대기권 재진입을 완료한 후, 부스터로부터 분리된 HGV는 60㎞ 정도의 낮은 고도를 유지하면서 11분 동안 활공 비행했다. 이어 HGV는 목표지점으로부터 수 미터 이내를 타격하는 정밀성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H-6 폭격기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

중국 H-6 폭격기 [일본 방위성 통합막료감부]

 
HGV의 종말 단계 비행 속도가 전형적인 탄도미사일 재진입체에 비해 느리지만, 여전히 극초음속이다. 또한 HGV가 대기권 밖의 높은 고도로부터 하강하는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의 재진입체와 달리 낮은 고도로 활공하면서 예측하기 어렵게 회피 기동한다. 이 때문에 현존하는 미사일방어체계의 탐지와 대응능력에 심각한 도전이 된다.  
 
미 국립항공우주정보센터는 미국에 대한 신형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위협을 다룬 금년도 보고서에서 DF -17처럼 탄도미사일 부스터에 의해 운반되는 HGV를 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 새롭게 부각되는 위협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초음속 정찰 드론인 우전-8이 천안문 앞을 지나고 있다. 전략폭격기 훙-7N에 실려 공중 발사되는 우전-8은 남태평양 전역의 정찰이 가능하다. [로이터=연합]

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초음속 정찰 드론인 우전-8이 천안문 앞을 지나고 있다. 전략폭격기 훙-7N에 실려 공중 발사되는 우전-8은 남태평양 전역의 정찰이 가능하다. [로이터=연합]

 
미국 관리들 역시 이런 형태의 위협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실례로 미 합참 차장 예정자인 존 하이텐 장군은 지난해 3월 "우리에게 이런 무기(HGV)의 사용을 억지할 수 있는 방어 수단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극초음속 부스트 활공비행체에 대한 방어무기를 개발하는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항모킬러로 불리는 DF-17 무기체계의 임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동하는 표적(항공모함) 정보가 제때에 정확히 제공되어야 하는 전제가 따른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열병식에서 함께 공개된 스텔스 초음속 무인기 WZ(無偵·우전)-8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무기체계는 중국군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완전히 새롭고 독특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정찰플랫폼이다. 중국의 다른 위성 자산과 연계하여 이동 표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극초음속 무인 전략정찰기 SR-72. [사진 록히드마틴]

미국의 극초음속 무인 전략정찰기 SR-72. [사진 록히드마틴]

 
H-6과 같은 폭격기에서 발사하는 WZ-8은 매우 높은 고도에서 초음속 비행을 할 수 있도록 로켓추진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지구 상공 약 40㎞에서 마하 4.5 정도로 비행한다. WZ-8은 DF-17 미사일뿐 아니라 대함탄도미사일 DF-26D를 비롯한 YJ-100 순항미사일까지 다양한 미사일을 유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항공모함과 같은 이동 표적을 공격하기 위해 필수적인 표적 정보를 실시간 제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이러한 미래 군사적 잠재능력을 지닌 WZ-8이 전력화하면 극초음속 활공 비행체를 투사하는 DF-17과 같은 무기는 미국과 동맹국들에 더욱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DF-17은 HGV를 탑재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미사일이기 때문에 미 항공모함을 포함한 한국과 일본의 핵심 군사자산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 미국과 동맹국의 미사일방어체계를 직접 공격한다면 방어망 전체가 매우 취약해질 수 있다.  
 
특히 HGV를 DF-21D와 같은 일반 미사일에 탑재할 경우 사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릴 수 있다. 그래서 분쟁 시 미국과 동맹국의 서태평양 군사개입을 억지하고 저지할 수 있는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nti Access/Area Denial) 전략 수행 능력을 크게 증대시킬 수 있다.  
 
권용수 전 국방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