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텍 10만장 공짜라는데···'유니클로 불매’ 눈치게임 시즌2

15일 낮 서울 강서구 A 유니클로 매장 계산대에 손님이 줄서있다. 매장에는 약 50명의 고객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었다. 남궁민 기자

15일 낮 서울 강서구 A 유니클로 매장 계산대에 손님이 줄서있다. 매장에는 약 50명의 고객이 상품을 둘러보고 있었다. 남궁민 기자

"히트텍(보온 내복) 사은품 받으시려면 아침에 오셔야해요. 문 열자마자 매진됩니다" (서울 강서구 A 유니클로 매장 관계자)
 
15일 낮 서울 강서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에는 50여 명의 손님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평일 낮 시간인데도 5개의 계산대는 결제하는 손님으로 찼고 대기줄이 생겼다. '히트텍 10만장 무료 제공' 이벤트가 시작된 첫 날 매장 모습이다.
 
유니클로는 할인 행사인 '겨울 감사제'를 15일부터 시작한다고 알렸다. 정기적으로 해온 행사지만, 인기상품인 히트텍 10만장을 나눠준다는 소식이 주목을 받았다. 구매 금액 제한도 없는 '무조건 증정'이다. 
 

"내복으로 불매 운동 이기려고?" 반감 여전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 올라온 유니클로 행사를 알리는 글에 달린 댓글.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룬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 올라온 유니클로 행사를 알리는 글에 달린 댓글.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룬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두고 온라인 상에서는 '보이콧 재팬'을 돌파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행사 소식을 알리는 게시물에 '논란만 만들더니 이런다고 이미지가 좋아질까' '이때 가서 사면 일본 방송에서 조롱 당할 듯' 등의 부정적 댓글이 이어졌다.
 
무조건 공짜지만 색상과 사이즈를 소비자가 고를 수 없다는 조건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사이즈가 랜덤(임의)이면 남는 사이즈를 아무거나 주는 거 아니냐"며 "안팔리는 사이즈를 처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유니클로 관계자는 "엑스라지(XL)나 스몰(S)처럼 손님이 입을 수 없는 사이즈면 바꿔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박'난 증정 행사…"문 열자마자 매진"  

 
온라인에선 비판이 주를 이뤘지만, 매장에는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날 찾은 A 유니클로 매장에서 준비한 히트텍 100여 벌은 매장 문을 열자마자 모두 증정됐다. 매장 관계자는 "오전 10시30분에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이 섰고, 문 열자마자 증정품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매장에서 옷을 구매한 한 50대 여성은 "추워질 때마다 겨울옷을 사러 왔다"면서 "이왕이면 행사할 때 저렴하게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매장에서는 손님들의 행사 문의가 이어져 매장 내 방송으로 여러차례 사은품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A 유니클로 매장 인근 점포 상인은 "원래 유니클로는 겨울부터 손님이 많이 오는데, 올해도 지난달 쯤부터 몰리기 시작했다"면서 "오늘은 아침부터 사람이 몰렸다"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온라인에서도 할인 행사를 하고 있어 매장 방문이 부담스러운 손님이 몰리고 있다.
 
지난 여름 시작된 불매 운동으로 유니클로는 한국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최근 몇달 새 히트텍 등 인기 제품 행사가 이어지면서 매출이 반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히트텍이나 조끼 등의 인기가 커 어느 정도 매출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낮 서울 강서구 A 유니클로 매장. 남궁민 기자

15일 낮 서울 강서구 A 유니클로 매장. 남궁민 기자

 
불매 운동의 열기가 식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왔다. 대학생 박모(23)씨는 "할인도 아니고 공짜라고 하면 사람들이 또 몰려가지 않겠냐"면서 "이러다 보면 결국 보이콧 운동도 열기가 식는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불매 심리를 자극하는 변수가 튀어나올 가능성은 남아 있다. 지난달에는 유니클로 광고의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는 자막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모독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직장인 최모(30)씨는 "유니클로가 불매 운동의 상징이 돼 사 입기는 부담스럽다"면서 "한일 관계가 풀리지 않는 한 다른 브랜드를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