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리스트 병역 면제 ‘제2의 장현수·오지환’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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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린 기자 사진 박린 기자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축구 금메달리스트 장현수는 병역 특례 봉사활동 서류를 조작했다가 적발돼 국가대표팀에서 퇴출당했다. [연합뉴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축구 금메달리스트 장현수는 병역 특례 봉사활동 서류를 조작했다가 적발돼 국가대표팀에서 퇴출당했다. [연합뉴스]

국방부가 21일 발표한 병역 대체복무제도 개선방안 중 스포츠 분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제2의 장현수, 오지환을 막는다’.
 
체육요원 편입은 올림픽 금·은·동메달과 아시안게임 금메달 입상자 등 현행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투명한 선발과 봉사활동 관리 감독 강화 등 문제로 지적됐던 일부 내용이 개선됐다. 그간 스포츠 선수의 병역특례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많았다. 나쁜 선례 때문이다.
2014년 아시안게임 당시 선수 선발 논란에 휩싸였던 오지환. [중앙포토]

2014년 아시안게임 당시 선수 선발 논란에 휩싸였던 오지환.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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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 오지환(LG)과 박해민(삼성)은 상무 야구단 지원을 포기한 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 혜택을 받았다. 선수 선발을 둘러싼 논란이 일면서 선동열 야구 대표팀 감독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려 나갔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축구 금메달리스트 장현수(알 힐랄)는 모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봉사활동 서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국가대표 자격 영구 박탈 징계를 받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 축구 3~4위전 당시 김기희(시애틀)는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 배려로 4분만 뛰고 병역 특례 대상자가 됐다.
 
대체복무 요원 규모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체육요원은 기존 제도가 큰 틀에서 유지됐다. 주요 개선안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짚어봤다.
 
체육요원 병역 대체복무 개선안

체육요원 병역 대체복무 개선안

체육요원이란.
"1973년 도입됐다. 국위를 선양한 체육 특기자가 군 복무 대신 체육요원으로 복무하는 제도다. 2015년부터 체육 활동을 34개월간 지속하고 544시간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 현재 대체복무 요원은 37명, 누적 인원은 965명이다.”
 
논란 속에 편입 기준을 유지한 이유는.
"제도 자체보다 운영상 문제가 더 크다고 봤다. 올림픽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아시안게임을 놓고 고민했다. 결국 국민적 관심도가 높고, 국민 사기 진작 효과가 크다고 봤다. 연평균 20명 내외로 많은 편이 아니다. 비인기 종목 존립이 어려워질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왜 빠졌나.
"세계선수권의 권위와 개최 주기가 종목별로 천차만별이다. 양궁은 2년마다 열리는 반면, 축구(월드컵)는 4년에 한 번 열린다. 형평성 문제가 있고, 대상자가 많이 늘어날 수도 있다. 기준 마련이 쉽지 않은데, 포인트 제도도 그렇다. 결론적으로 축구 월드컵에서 우승해도 병역 특례는 없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결정전에서 김기희를 교체투입하는 홍명보 감독. 김기희는 4분 출전하고 병역혜택을 받았다. [방송화면 캡처]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결정전에서 김기희를 교체투입하는 홍명보 감독. 김기희는 4분 출전하고 병역혜택을 받았다. [방송화면 캡처]

 
편입대상을 ‘실제 출전 선수’에서 ‘최종명단 등록 선수’로 바꿨다.
"단체 종목에서 병역특례를 위해 5분 남짓 교체 투입하는 편법이 나왔다. ‘가서 전역증 받아와’라는 조롱이 있었다. 병역제도가 희화화되지 않도록 했다. 후보도 함께 훈련한 공로를 인정해 메달을 주는 스포츠 정신을 고려했다.”
 
봉사활동 관리·감독이 강화됐다.
"이름부터 봉사활동이 아니라 공익복무로 바꿨다. 원래 봉사 대상을 체육요원이 직접 섭외했다. 앞으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사전에 지정한 공익성 있는 기관에서 해야 한다. 처벌도 주의 대신 바로 경고다. 경고 4회 이상 또는 허위 실적 제출 시형사고발 한다. 형을 선고받으면 편입 취소다. 하루 최대 인정시간도 16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였고, 이동시간은 포함하지 않는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이끌며 병역혜택을 받은 손흥민. 지난 7월 체육요원으로 편입됐다. [연합뉴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이끌며 병역혜택을 받은 손흥민. 지난 7월 체육요원으로 편입됐다. [연합뉴스]

대표선수 선발 기준 공개를 강화했다.
"객관성, 공정성, 투명성을 강화했다.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규정의 객관적 지표를 근거로 삼았다. 밀실 선발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선발 기준·과정·추천 사유·경기력 입증자료 등 일체를 공개해야 한다. 이의신청 대상도 선수에서 이해 관계자까지 확대됐다.”
 
앞으로는 문제가 없을까.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 14세 요트선수가 병역 혜택을 받았다. 그간 스포츠 선수 관련해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기존 안이 거의 유지됐다. ‘아시안게임 3위+세계선수권 1위=병역 혜택’ 같은 새롭고 세밀한 방식은 나오지 않았다. 사실 선수 선발이 감독 고유 권한이다. 기준과 잣대가 애매모호하다. 이의신청을 이해관계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나 감독이 대표팀 감독에게 대표 선발과 관련해 따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