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없는 'AI 정치인'이 낫다?…日 지방선거, 인공지능 출마

AI 정치인도 곧 만나게 될 수 있을까.  

2018년 4월 15일 일본의 도쿄도(東京都) 타마시(多摩市) 시장선거에는 AI(인공지능ㆍArtificial Intelligence) 후보가 출마해 큰 화제가 됐다. 후보자의 이름은  마츠다 미치히토(44), 무소속 후보다.  
그런데 일본 선거법상 피선거권은 사람만 가능하다. 그래서 사람인 마츠다씨가 나서게 됐다. 마츠다씨는 시장에 당선되면 인공지능에 주요 정책을 위임하겠다고 밝혔다. 일종의 ‘대리 출마’인 셈이다. 실제로 선거 포스터에는 입후보한 마츠다씨의 얼굴이 아니라 로봇의 얼굴이 인쇄되어 배포됐다.  
2018년 4월 15일 일본 타마시 시장선거에 출마한 AI 후보

2018년 4월 15일 일본 타마시 시장선거에 출마한 AI 후보

 
마츠다씨가 AI 후보를 내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AI의 인성(人性)이 결여된 특징 때문이다. AI 정치인은 인간 정치인과 달리 사리사욕이 없고 특정 조직이나 단체에 연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최적의 예산 분배와 정책 결정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AI 후보는 예산 편성 과정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불필요한 예산을 삭감하고 시내버스 노선을 인구나 시민들의 이동행태에 따라 최적의 노선으로 재확정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고 한다. 또 AI 후보는 기존 행정문서를 모두 검토해 시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과 비용지출도 개혁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런 파격적 주장을 내놓은 AI 후보는 4013표를 득표해 낙선했다.  
 
하지만 일본 타마시에서 일어난 AI 후보의 출마가 단발성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로 2016년 11월 서울에서 개최된 글로벌 리더스 포럼(Global Leaders Forum)에서는 AI 연구자인 미국 오픈코그재단의 벤 괴르첼(Ben Goerzel)박사가 중심이 된 ‘AI 정치인(ROBAMA: Robotic Analysis of Multiple Agents)’ 프로젝트가 발표됐다.
 
'부정청탁' 이현재 의원 1심서 징역 1년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하남시의 열병합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부정 청탁을 한 혐의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이현재 의원이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이창열 부장판사)는 제삼자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의원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현직 국회의원에 대해 국회 동의 없이 구금할 수 없다며 법정구속을 하지는 않았다. 2019.11.26   xanad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부정청탁' 이현재 의원 1심서 징역 1년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하남시의 열병합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부정 청탁을 한 혐의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이현재 의원이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수원지법 형사11부(이창열 부장판사)는 제삼자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의원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현직 국회의원에 대해 국회 동의 없이 구금할 수 없다며 법정구속을 하지는 않았다. 2019.11.26 xanad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프로젝트의 목표도 타마시의 인공지능 후보가 내걸었던 공약들과 비슷하다. AI 기술을 이용해 정치인이나 관료의 부정부패와 편파적 정책 결정을 극복하고 정책이나 정치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잡겠다는 것이 목표다.   
 
특히 현대사회는 막대한 양의 정보가 쏟아지고 기술 변화가 초래하는 사회적 변동도 큰 폭으로 일어나다보니 인간인 관료와 정치인이 이를 모두 파악해 정책을 결정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할뿐더러 자신이 알고 있는 분야나 지역에 한해 편파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AI는 통상 빅데이터라고 불리는 수십억 단위의 정보를 동시간에 확보해 판단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다 적절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AI 정치인을 옹호하는 측의 목소리다. 또한 개발도가 높아지면 현재의 대의민주주의를 넘어선 직접민주주의의 구현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6년 이세돌은 AI ‘알파고’와 세기의 바둑 대결을 펼쳤다. 베르베르는 AI가 인류에 위협보다 편의를 줄 것이라는 낙관을 피력했다. / 사진:구글

2016년 이세돌은 AI ‘알파고’와 세기의 바둑 대결을 펼쳤다. 베르베르는 AI가 인류에 위협보다 편의를 줄 것이라는 낙관을 피력했다. / 사진:구글

일본에선 광역시도의 36% 가령이 인공지능을 업무에 도입했다고 한다. 다만 아직까지는 음성인식 기술로 의회 속기록을 작성한다든지 민원과 관련해 문의에 자동응답을 하는 등의 기초적인 수준이다.
 
다만 교토대가 추진한 ‘2050년 AI가 도출한 일본 사회의 지속가능 방안’ 같은 프로젝트는 보다 규모가 크다. 교토대 히로이 요시노리 교수팀이 진행한 이 연구는 재정 적자, 저출산, 환경 파괴 등 약 150개 사회적 요인에 따라 인과 모델을 작성해 향후 일본 사회가 선택할 수 있는 약 2만개의 미래 시나리오가 나왔다고 한다.
 
이 시나리오는 다시 전문가 그룹이 참여하는 분석과정을 거쳐 최종 방안이 마련됐다. 크게 나누면 ‘도시집중형’과 ‘지방분산형’으로 구분됐으며  인구, 지역, 격차, 건강, 행복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지방분산형’ 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또 이를 위해서는 환경세 부과, 지역 대중교통망 보완, 재생에너지 활성화 등의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 제시됐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장병탁 교수가 27일 서울대컴퓨터연구소 인지로봇인공지능센터에서 AI 기반의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김상선 기자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장병탁 교수가 27일 서울대컴퓨터연구소 인지로봇인공지능센터에서 AI 기반의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김상선 기자

하지만 이러한 AI가 미래 민주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해선 반론도 있다.
AI 정치는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알고리즘(계산이 이루어지는 절차를 표시한 수식)에 따라 해답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알고리즘을 개발한 회사나 개발자에 따라 최적의 정책 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는 다른 생각을 가진 정당이나 단체와의 타협을 통해 일정 양보하고 잠정적인 협상안을 도출하는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에서 때로는 비용의 효율성 등을 고려하면 비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지기도 한다. 지역 인프라 구축 사업에서 예비 타당성 조사 등이 면제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17년 5월 7일 오후 광주송정역 앞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앞서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017년 5월 7일 오후 광주송정역 앞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앞서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012년 12월 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경동시장 앞 유세에서 연설을 마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악수를 하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중앙포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012년 12월 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경동시장 앞 유세에서 연설을 마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악수를 하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중앙포토]

또한 AI 정치인은 각 지역의 특수한 사정이나 처지를 이해한다든지, 유권자와의 공감 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중진 의원은 “정치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정치인들이 왜 주요 행사 때마다 찾아가 악수를 하고 축하나 위로를 하겠냐”며 “효율과 합리성만을 따지는 건 실제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SF 소설에서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은 7일 오전 연세대에서 열리는 한국정치학회 연례학술회의 ‘혼돈의 국제 질서와 한국 정치의 미래’에서 고선규 와세다대 교수 등이 발표할 예정이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이 기사는 7일 한국정치학회 연례학술회의에서 발표될 고선규 와세다대 교수의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AI 정치가의 가능성과 한계』의 내용을 재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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