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도 가세한 '음원사재기' 비판…“기계를 어떻게 이기라는 말이냐”

 2019 MAMA에서 '올해의 가수' 상 받는 방탄소년단.[CJ ENM 제공]

2019 MAMA에서 '올해의 가수' 상 받는 방탄소년단.[CJ ENM 제공]

“한때는 나도 음원깡패였어요 이제는 차트인 하루도 못가요. 기계를 어떻게 이기라는 말이냐”

 

'음원 사재기 의혹'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래퍼 마미손 신곡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의 가사다. 최근엔 방탄소년단의 멤버 진 역시 수상소감으로 "부정적인 방법도 좋지만 조금 더 정직한 방법으로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게 어떨까"라며 에둘러 일침을 가했다. ‘음원 사재기’ 의혹으로 가요계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해묵은 논란, 왜 다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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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사재기 의혹은 가요계의 해묵은 논란이지만, 이번처럼 특정 가수를 공개적으로 지목한 것은 처음이다. 그룹 블락비의 멤버 박경은 지난달 24일 트위터에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라고 적었다. 이후 송하예 측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바이브는 서울 강남경찰서에 각각 고소장을 냈다.  
 

음원 사재기란? 이유는?  

 

복수의 가요계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최근 음원 사재기는 페이스북 페이지 등 SNS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으로 특정 가수 이름을 언급한 뒤, 멜론 등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순위가 갑자기 폭등하는 형태로 이뤄진다고 한다. 
 
이에 대한 가수들의 폭로도 줄이었다. 인디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드러머 김간지는 팟캐스트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하고 순위를 폭등시키자'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가수 성시경도 라디오에서 " 회사(사재기 대행업체)에서 '전주를 없애고 제목을 이렇게 하라'는 식으로 곡에 관여한다더라"고 언급했다. 무심코 톱100을 전체 재생하는 이용 습관 때문에 일단 차트에만 진입하면 인기를 얻는 경우가 많다는 게 가요계의 증언이다. 
 

가수 성시경 [연합뉴스]

가수 성시경 [연합뉴스]

박경 고소 ✔밝혀질까 ✔처벌될까  

 

세간의 관심은 크게 2가지로 모아진다. 우선 박경에 대한 고소로 음원 사재기 의혹이 밝혀질지 여부다. 둘째는 박경이 올린 글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하는가에 대한 관심이다.  
 

우선 음원사재기 의혹은 수사 당국의 강제수사로만 드러날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늘어난 스트리밍 횟수가 여러 사람이 실제로 들은 행위가 아닌 ‘사재기’ 였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멜론 등 음원 스트리밍 업체에 누가, 몇 회, 어느 시간대 들었는지에 대한 로그 데이터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유령계정, 정상 접속 여부 등을 밝혀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트리밍 업체가 마케팅에 활용될 수 있는 ‘핵심 자료’를 자발적으로 내줄리 만무하다는 게 중론이다. 따라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적발 시 처벌은 가능하다. 2016년 신설된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의 벌칙 조항에 따르면 이러한 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그러나 현재까지 제대로 처벌된 적 없다. SM·YG·JYP엔터테인먼트와 스타제국 등 대형기획사들이 합심해 '사재기 브로커'로 추정되는 이를 검찰에 고발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지난 2014년 서울서부지검에서 불기소처분됐다.
 
[마미손 유튜브 캡처]

[마미손 유튜브 캡처]

다만, 박경에 대한 처벌은 어려울 수도 있다고 한다. 법조계에서는 피고소인(박경)이 고소인들(송하예, 바이브 등)이 음원 사재기를 했다고 볼 근거가 있었는지, 이를 '진실로 믿고' 음원사재기 주장을 편 것인 지 등을 따져 기소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를 통해 허위사실로 명예훼손할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가린다는 것이다. 박경 측은 대형 법무법인 선임을 검토하며 본격 법률 대응을 고민 중이다. 그러나 설사 박경에 대해 처벌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사재기 의혹 자체가 허위임을 방증하진 않는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진실로 믿을만한 했는지 정도를 가리는 것이지 사안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서 기소하는 게 아니라는 취지에서다.

 

이에 대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음원사재기로) 시장 왜곡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중론”이라며 “스트리밍 사업자들에게 음원을 들은 이들에 대한 정보를 받는 것이 검‧경 수사의 핵심에 될 것”이라고 짚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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