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내전’ 쓴 검찰간부 사표 “검찰개혁 종점은 경찰공화국”

일련의 검찰개혁 방안들에 대한 반발로 검찰 간부들이 줄사퇴하고 있다. 청와대와 법무부에 대한 비판의 강도는 갈수록 강해진다.
 
검사 생활을 엮은 책 『검사내전』을 펴낸 김웅(50·29기) 법무연수원 교수(부장검사)는 14일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사의를 표명했다. 김 부장검사는 전날 국회를 통과한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과 관련해 “국민에게 검찰개혁이라고 속이고 결국 도착한 곳은 중국 공안이자 경찰공화국”이라며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 개혁도 할 것이라고 설레발 치고 있지만, 사기죄 전문 검사인 내가 보기에 그것은 말짱 사기”라고 덧붙였다.
 
직접 수사 부서 축소 방향의 검찰 직제개편과 관련해서는 “언제는 검찰의 직접수사가 시대의 필요라고 하더니 수사가 자신에게 닥치니 갑자기 직접 수사를 줄이고 형사부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 갈지자 행보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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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검사는 법무부의 검찰 압박과 관련해 “우리는 민주 시민인 만큼 인사나 보직에 연연하지 말고 봉건적인 명(命)은 거역하라. 추악함에 복종하더라도 겨우 얻는 것은 잠깐의 영화일 뿐이며 그 대신 평생의 더러운 이름이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 싸워 국민의 훈장을 받은 이때, 자부심을 품고 떠날 수 있게 해줘 감사하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전남 순천 출신의 김 부장검사는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으로 일하며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검찰 측 대응 업무를 맡아오다가 지난해 여름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교수로 사실상 좌천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불법투자 의혹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는 상상인그룹 수사를 이끌던 김종오(51·사법연수원 30기)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장도 이날 사의를 밝혔다.  
 
그는 이프로스에 “부족한 저에게 공직의 길을 허락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검찰 가족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남은 인생은 검찰을 응원하며 살겠다”라고 짤막한 사직의 변을 남겼다.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 직제개편 방안에 대한 항의 차원의 사직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는 반부패수사부 등과 함께 폐지되는 직접수사 부서 13개에 포함돼 있다. 전남 순천 출신인 김종오 부장검사는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의 구속기소를 지휘했다. 검찰에서는 다음 주로 예상되는 중간 간부 인사에서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팀 관계자들이 ‘문책성 인사’를 당할 경우 항명성 사퇴가 줄 이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수민·정진호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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