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원상회복”…실현하려면 강남 아파트값 반토막 돼야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사전에 질문자를 정하지 않고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하려고 손을 든 기자를 지목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108분간 문답 형식으로 진행됐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사전에 질문자를 정하지 않고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하려고 손을 든 기자를 지목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108분간 문답 형식으로 진행됐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과 관련해 “일부 지역은 위화감을 느낄 만큼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는데 원상 회복돼야 한다”며 "강력한 대책을 끝없이 내놓겠다”고 말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와 같은 가격 통제 정책을 이미 펼치고 있지만 대통령이 집값 목표치를 말한 것은 처음이다. 부동산 시장 관련 발언 수위도, 반시장적 정책 기조도 점점 세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올 초 신년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날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짧은 기간에 과도하게 상승한 지역의 경우 상당 수준 하락할 필요가 있다”며 “실수요자들이 내 집을 마련하는 데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으로 조정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한 것과 맥락이 같다. 집값이 대폭 내려가지 않는 이상 고강도 대책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강화하거나, 현재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한 것에서 가격 구간을 더욱 낮추는 대책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서울 목동 등 재건축 중심으로 가격 상승 움직임을 보여 재건축 연한을 30년에서 40년으로 확대하는 것도 검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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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원상회복의 기준이다. 가격이 어느 정도 떨어져야 원상회복인지 불분명하다. 국토부의 고위 관계자는 "집값이 상당히 많이 올랐으니 조정될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문 정권 출범 당시(2017년 5월) 서울의 집값 지수를 100으로 보면 현재 113.5에 달한다. 서울 강남 재건축 대장주인 은마아파트(전용 84㎡) 가격이 2017년 5월 13억9000만원에서 최근 23억원까지 뛰었다. 60%가량 오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원상회복이 쉽지 않다”고 진단한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도시연구실장은 "문 정부 출범 이후 2019년 10월까지 서울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평균 35.5% 올랐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8년 8월부터 2012년까지 12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이 12.9% 떨어진 것을 고려하면 현재 급등한 집값이 원상회복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이야기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상승 요인으로 유동성 과잉과 저금리를 꼽았다. 결국 부동산 가격 급등이 정책 실패의 결과라기보다 투기꾼의 탓으로 원인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부동산 안정화는 가격 하락이 아니다”며 "공급이 부족하면 늘리고, 수요가 많으면 분산하는 수요 공급 법칙을 따르고 그 과정에서 투기가 일어나면 강력히 규제해야 하는데 규제만 하니 시장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은화·최현주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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