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유튜브 노란딱지···"'공정 문재인' 올렸더니 안붙더라"

“최근에 하도 노딱(노란 딱지)을 붙이길래 실험 삼아 1개 영상에만 ‘정의롭고 공정한 문통(문재인 대통령) 정부’라는 제목을 붙였더니 그것만 초록색 딱지네요.”
 
청와대 특감반원 출신이자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을 최초로 폭로했던 김태우 전 수사관이 지난 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태우TV’에 올린 글이다. 김 전 수사관은 “잠잠하던 노딱 테러가 다시 시작되었다. 최근 7개 중에 6개가 노딱”이라며 관련 캡처 사진도 첨부했다. 노란딱지란 유튜브에서 약관에 반하는 영상에 붙이는 ‘노란색 달러($) 모양 아이콘’을 뜻하는데, 이 표시가 붙은 영상엔 광고가 붙지 않아 수익이 제한된다.  
김태우 전 수사관이 지난 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게시글. [유튜브 캡처]

김태우 전 수사관이 지난 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게시글. [유튜브 캡처]

 
지난해 중순부터 제기됐던 노딱 논란이 새해에도 계속고 있다. 노딱이 보수 콘텐트에만 붙는다는 정치 편향 논란에 대해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의 한국법인(구글코리아) 존리 사장이 직접 “정치적 입장과 전혀 관련이 없다”(지난해 10월 국정감사)고 해명한 바 있다. 소관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한상혁 위원장도 “전형적인 가짜뉴스”(지난해 12월 언론 인터뷰)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김 전 수사관 외에도 현재 유튜브를 검색해보면 “노란 딱지가 어떻게 붙는지 직접 실험해봤다”는 류의 콘텐트가 많이 있다. 존리 사장과 한상혁 위원장의 해명 전후에 주로 업로드됐다. 다만 김 전 수사관처럼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는 경우는 주춤세고, 노란 딱지 기준 그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내비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정치와 상관없는 콘텐트를 다루는 유튜버가 “노란 딱지 미스터리. 구글 본사에 3번 다녀왔다”(kimwontv김원)고 올리는 추적 영상 등이 대표적인 예다.
 

정치 탄압 아니라는데 논란 계속…왜?

지난해 제기됐던 보수 탄압 논란은 존리 사장과 한상혁 위원장의 해명 외에도, 여러 진보 유튜버들이 “나도 노딱을 받았다”고 관련 사진을 공개하면서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진보 매체인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가 “지금까지 올린 영상 중 80%가 노란 딱지”라고 했고, 최근엔 진보 유튜버 헬마우스(본명 임경빈)씨도 한 언론 인터뷰에서 “타깃을 정해서 공격하는 동영상엔 (진보ㆍ보수를 막론하고) 노란 딱지가 거의 100% 달리는 듯하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4일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란딱지와 관련해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지난해 10월 4일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란딱지와 관련해 발언하는 모습. [뉴시스]

 
그럼에도 유튜버들이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는 건 노란 딱지를 붙이는 기준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점 때문이다. 광고를 주 수입원으로 삼는 유튜버 입장에서는 광고를 제한하는 노란 딱지 기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논란을 쉬이 가라앉히지 못하는 배경이다.  
 
구글에 따르면 노란 딱지는 1차적으로 인공지능(AI)이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부착한다. 그 기준은 구글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는데 ▶부적절한 언어 ▶폭력 ▶성인용 콘텐츠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 및 민감한 사건 등 총 11가지다. 하지만 각 요소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알려진 게 없다. AI를 통해 노딱을 받은 유튜버가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할 경우 사람인 직원이 직접 2차적으로 검토한다. 한때 일부 커뮤니티에선 특정 유튜버의 광고를 끊기 위해 영상에 신고 버튼을 누르는 집단 움직임도 있었으나 구글 측은 “신고를 한다고 노란 딱지가 붙진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명확한 기준에 대해선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기준 공개 않으면 논란 계속될 것”

실제 구글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도 기준의 모호성 때문에 여러 논란이 있었다. 2018년엔 채식ㆍ동물권 등 콘텐트를 올리던 한 유튜버가 노란 딱지를 받자 “유튜브가 날 차별하고 필터링을 하고 있다”면서 캘리포니아 유튜브 본사에 찾아가 총기를 난사한 경우도 있었다. 
국내에서도 단순히 눈길을 걷는 영상이나 혹은 아무 내용 없이 흰색 배경만 올린 영상에도 노란 딱지가 붙는 경우가 더러 확인됐다. 한 유튜버는 “이런 경우 이의 제기를 통해 노란 딱지를 철회시킬 수 있지만 그래 봤자 이미 광고로 수익을 낼 타이밍이 늦은 상태”라고 답답해했다. 자유한국당이 보수 유튜버 탄압 논란과 별개로 모호한 노란 딱지 방침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구글코리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지난해 10월)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글로벌 업체인 구글의 유튜브가 유독 우리나라에서 크게 논란이 된 데에는 노란 딱지의 기준도 제대로 제시하지 않으면서 일단 남발하고 보는 경향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표현의 자유를 완화해 노란 딱지 발부 비율을 낮추든지, 아니면 정확한 발부 알고리즘을 공개하든지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 논란은 끊임없이 재생산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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