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 트라우마에···'호르무즈 파병' 웃을수 없는 민주당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를 파병키로 한 정부 결정을 놓고 정치권도 갑론을박이다. 사안 자체에 대한 찬반에 더해 파병 결정 과정에 국회 비준 동의 절차가 없었다는 점 등을 놓고 각 당의 입장이 복잡하게 얽히는 모양새다.   
 
합참 민군작전부장인 정철재(왼쪽) 소장이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안규백 위원장에게 호르무즈 파병 결정을 보고했다. 안 위원장은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한 국회 동의 절차와 관련 "(지난해 통과된) 파병동의안에 이미 법적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합참 민군작전부장인 정철재(왼쪽) 소장이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안규백 위원장에게 호르무즈 파병 결정을 보고했다. 안 위원장은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한 국회 동의 절차와 관련 "(지난해 통과된) 파병동의안에 이미 법적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국회 국방위원장인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정부의 호르무즈 파병 결정에 대해 “국민의 안전 보장과 선박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해 작전범위 일부를 확대한 것”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안 위원장은 국회 동의가 필요하지 않냐는 질문에 “파병동의안에 있는 유사시에 작전범위를 확대시킨다는 법적 근거를 갖고 하는 것”이라며 “교민들이나 선박이 구금됐을 때 작전 범위를 넓힌 것처럼 (국회 동의 없이 처리된) 선례가 18차례나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호르무즈 파병에 대해 “오랜 고심 끝에 해결방안을 찾은 만큼 그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작전 지역 확대를 통한 지원 결정은 국민 안전 선박의 안전 항해 등 총체적 국익을 고려한 조치로 이해한다”며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의 경제적 이해, 특히 에너지 안보와도 관련된 지역으로 최소 범위 내의 국제적 의무 이행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입장은 당초 파병 반대 입장과 배치된다. 민주당은 그간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되 최종적으론 파병을 거부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부에 요구해 왔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호르무즈 파병은 정부와 청와대가 다각도로 검토해 ‘국익’을 위해 내린 결정이겠지만 마냥 환영할 수는 없는 분위기”라며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파병 당시 정국이 소용돌이에 휘몰아친 경험을 해 봤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각 당 입장 엇갈리는 '파병 이슈' 

노무현 정부에서 이라크 파병 결정을 내린 뒤 전국적으로 파병 반대 시위가 일었다. 사진은 당시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의 광화문 집회 현장. [중앙포토]

노무현 정부에서 이라크 파병 결정을 내린 뒤 전국적으로 파병 반대 시위가 일었다. 사진은 당시 '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의 광화문 집회 현장. [중앙포토]

정의당은 파병 결정에 즉각 반발했다. 심상정 대표는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그 어떤 파병도 반대한다”며 “지난해 청해부대의 파병 연장 동의안을 국회에서 승인할 땐 ‘해적 퇴치’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는 것은 당초 파병 연장 동의안을 승인한 목적에서 벗어나는 만큼 국회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평화당과 대안신당은 엇갈렸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파병은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벌이는 명분 없는 전쟁에 참전하는 일이고 전통 우방인 이란을 적대하는 것이어서 동의할 수 없다. 국회 동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정현 대안신당 대변인은 "고육지책이지만 국익을 고려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한미동맹을 기축으로 우방국들과 협력해야 하며, 대이란 관계에서도 외교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당 소속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2011·2014년 리비아 파병, 2015년 예멘 파병을 예로 들며 “유사시 국민보호의 책임이 있는 지역에서 (정부의) 지시를 받고 행동하는 것은 국회 동의가 필요 없다고 해석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회 국방위 한국당 간사이자 국방부 차관 출신의 백승주 의원은 “국방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청해부대의 정원이나 임무를 변경할 때에는 반드시 국회의 비준 동의 절차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익을 최대한 고려한 선택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청해부대 임무·작전 범위 변경은 국회 비준 동의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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