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가 한 그 일 서울시 아리수가 국내 최초로 한다

5월부터 생산을 시작한 무라벨 서울시 아리수. 비닐 라벨을 없애 재활용률을 높이고자 했다. [사진 서울시]

5월부터 생산을 시작한 무라벨 서울시 아리수. 비닐 라벨을 없애 재활용률을 높이고자 했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2001년 병물 ‘아리수’를 출시한 지 19년 만에 처음으로 친환경 포장 혁신을 시도한다. 
 
 서울시는 재활용률을 높이고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탈 플라스틱 혁신의 첫 단계로 이달부터 아리수 페트병의 비닐 라벨을 없앴다고 22일 밝혔다. 무색, 투명한 무라벨 아리수를 만든다는 얘기다. 비닐 라벨을 없애는 대신 페트병 몸체에 양각으로 아리수 브랜드를 새긴다. 
 

아리수 친환경 포장 혁신 시도

 
 기존 병물 아리수나 일반 생수 페트병은 비닐 라벨과 뚜껑을 분리 배출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그냥 버리는 사례가 많아 재활용이 어려웠다. 무라벨 페트병은 비닐 라벨을 따로 떼서 버릴 필요가 없어 재활용률이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라벨 아리수는 비닐 라벨을 없애고 몸체에 양각으로 브랜드를 새겼다. [사진 서울시]

무라벨 아리수는 비닐 라벨을 없애고 몸체에 양각으로 브랜드를 새겼다. [사진 서울시]

 
 오는 10월에는 자연분해되는 친환경 생분해성 소재를 사용한 아리수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 페트병은 재활용쓰레기가 아닌 일반쓰레기로 분류해 버리면 된다. 서울시는 “매립 시 완전 퇴비화돼 일반 페트병보다 탄소배출량을 78%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버릴 때 일반쓰레기로  

 
 서울시에 따르면 생분해성 페트병은 해외에서 미국 코카콜라 등이 생산한 적이 있지만, 국내에서 페트병에 친환경 생분해성 소재를 사용하는 것은 처음이다. 국내에서는 주로 도시락, 숟가락, 빨대 등 일회용 제품 등에 활용하고 있다. 
 
 서울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다른 첨가물 없이 옥수수, 사탕수수 등 식물 전분에서 추출한 원재료 PLA(Poly Lactic Acid)로만 만들어 6개월 이내에 90% 자연 분해되며, 미세 플라스틱 발생 위험은 없다”고 설명했다. 생분해성 아리수는 국내 최초로 도입하는 만큼 일반 페트병과 생분해성 페트병의 차이점, 배출방법 등을 표시하기 위해 라벨을 부착한다. 제품 몸체뿐 아니라 마개, 라벨 등 물병 전체에 생분해성 소재를 사용할 계획이다. 
 
 생산은 생분해성 물병 생산 기술을 보유한 국내 생수 전문업체인 산수음료와 함께 한다. 서울시는 “서울물연구원에서 수질‧재질 안정성 점검을 한 뒤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며, 시험 결과에 따라 유통기한을 확정해 향후 생산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 서울시]

[자료 서울시]

공병 단가는 43~128% 비싸져 

 
 무라벨 아리수의 공병 단가는 기존 109.5원(350㎖)·220원(2ℓ)에서 156.1원(350㎖)·245.5원(2ℓ)으로 비싸진다. 생분해성 아리수는 전량 350㎖ 병으로 생산되는데 추정 단가가 250원으로 기존 가격의 두 배 이상이다. 친환경 병물 아리수 혁신 사업의 올해 예산은 2억9800만원으로 새로운 금형제작 비용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아리수의 친환경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앞서 서울시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아리수 생산량을 2017년 602만 병에서 2019년 102만 병으로 감축했다. 올해는 무라벨 아리수 40만 병, 생분해성 아리수 10만 병 등 50만 병만 생산할 계획이다. 2018년 빈 페트병 중량도 19g에서 14g으로 줄였다. 이런 생산량 감축과 경량화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2017년 117.3t에서 2019년 40.8t으로 약 66% 줄였다.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무라벨 페트병은 라벨 제거를 위한 파쇄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돼 재활용이 수월해지며 라벨에 이물질이 껴서 재활용 질이 떨어지는 일도 막을 수 있다”며 “생분해 소재 페트병의 경우 생분해 소재에 일부 플라스틱을 섞어 만들면 미세 플라스틱 발생 위험이 있어 오히려 환경에 치명적이지만, 생분해 소재인 PLA로만 만들면 가격은 비싸도 환경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리수 라벨 디자인 변천사. 2001년 '서울의 수돗물'로 최초 출시, 2005년 아리수 특허 표장 등록 후 디자인 변경, 2009년 디자인 개선한 '뉴 병물 아리수', 2017년 식품안전 국제 규격인 ISO22000 인증 기념해 디자인 변경, 2020년 무라벨 병물 아리수 출시. [사진 서울시]

아리수 라벨 디자인 변천사. 2001년 '서울의 수돗물'로 최초 출시, 2005년 아리수 특허 표장 등록 후 디자인 변경, 2009년 디자인 개선한 '뉴 병물 아리수', 2017년 식품안전 국제 규격인 ISO22000 인증 기념해 디자인 변경, 2020년 무라벨 병물 아리수 출시.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마시는 수돗물 홍보를 위해 2001년 강북정수센터에서 아리수 생산을 시작했다. 2010년부터는 영등포정수센터로 시설을 이전해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거쳐 생산되고 있다. 단수나 긴급재난 시 공급하는 비상수급용 물로 판매는 하지 않는다. 강원도 산불‧폭설 지역, 인천 단수피해 지역, 중국 쓰촨성과 아이티 지진 피해 지역 등 국내외에 5300만 병을 공급했다. 단수나 음용수가 부족해질 때를 대비해 14만여 병을 상시 비축하고 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