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나온 식당 갔다" 안양 60대의 거짓말…이유는 무료검사

4일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방진복을 입은 의료진이 잠시 휴식을 취하며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다. 뉴시스

4일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방진복을 입은 의료진이 잠시 휴식을 취하며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갔었던 음식점에 들렀다며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60대 여성의 진술이 거짓으로 드러났다.  
 

“'확진자 들른 식당 갔다’는 진술은 거짓”  

4일 경기도 안양시에 따르면 안양 37번 확진자인 A씨(61·여)는 지난 3일 동안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지난달 29일 오후 1시쯤 만안구의 B 식당에서 식당 주인과 잠시 대화를 나눴다”며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다. 별다른 증상이 없었던 A씨는 검사 결과 코로나19 양성이 나와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안양시의 ‘B 식당을 5월 29일 낮 12시30분~오후 1시 30분 방문한 시민은 인근 보건소로 연락하라’는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안내를 받고 보건소에 왔다고 밝혔다고 한다. 안양시가 지목한 시간대는 지난달 31일 확진 판정을 받은 안양 31·35번 확진자인 목사 C씨(61)와 손녀(8)가 B 식당에서 식사한 때다.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자 안양시 보건당국은 B 식당에 폐쇄회로TV(CCTV)가 없는 상태에서 먼저 A씨 진술을 토대로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A씨가 C씨 일행에게서 감염됐을 것이라 추정한 것이다. 조사에서 A씨는 "5분이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 식당 주인과 대화했다.서로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이 진술을 근거로 A씨가 B 식당이 아닌 곳에서 감염됐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재조사에 나섰다.
 

교회갔었던 60대 여성이 동선 거짓말한 까닭

새로 공개된 A씨 동선. [사진 안양시 페이스북 캡처]

새로 공개된 A씨 동선. [사진 안양시 페이스북 캡처]

재조사에 들어간 역학조사관은 A씨가 말한 동선이 일부 다른 점을 발견했다. 병원에 있는 A씨에게 전화해 다시 구체적인 동선을 물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무료 검사를 받기 위해 B식당에 갔다고 거짓말했다”고 털어놨다. 기존 진술을 뒤엎은 셈이다. “A씨를 만난 것 같다”고 했던 B 식당 주인도 “손님이 많아 기억을 잘 못 하는데 안 만난 것 같다”며 진술을 바꿨다.
 
시 보건당국은 이동통신사로부터 받은 A씨 휴대전화 위성항법장치(GPS) 기록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조사 결과 A씨는 B 식당에 간 적이 없다는 걸 확인했다. 위치정보 상 A씨는 되레 지난달 3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안양시 만안구에 있는 한 교회에 들린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교회에 있으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역학조사 결과 A씨와 접촉한 이들은 모두 10명에 달했다. 안양시는 이들을 자가격리하고 검체검사를 받도록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후 안양시 블로그나 페이스북에는 A씨에 대한 비난 댓글이 여러 건 올라왔다. “가지도 않은 식당에 갔다고 거짓말한 이유를 밝혀야 한다”는 내용이다. 
 
보건당국은 다른 경로로 코로나19에 감염된 A씨가 자신의 동선을 숨기고 다른 확진자의 공개된 동선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안양시 관계자는 “감염 경로에 대한 A씨 최초 진술과 GPS 위치 정보가 달라 역학조사관이 자세한 감염 경로를 다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A씨 남편 B씨(67)도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으로 이송됐다. B씨는 A씨에게서 옮은 것으로 추정된다. A씨와 달리 지난 2일부터 증상이 있었다. 
 
B씨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있는 수학학원 건물에서 주차관리원으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원에서는 초등학생 99명이 수강생으로 있고, 강사 5명이 일하고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B씨가 기계식주차장 관리원이라 수강생이나 강사와는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다”면서도 “만일에 대비해 수강생 등 104명에 대한 전수검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