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금 64억 풀려도···서울 소상공인 "목 축인 뒤가 더 걱정"

이번 서울시 자영업자 생존자금 1차 수혜자 중 의복 등 소매업 종사자가 가장 많았다.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의 한 상점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이번 서울시 자영업자 생존자금 1차 수혜자 중 의복 등 소매업 종사자가 가장 많았다.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의 한 상점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1인 회사를 운영하는 김모(38)씨는 지난달 26일 온라인으로 서울시 자영업자 생존자금을 신청했다. 김씨는 “돈이 들어오면 임대료처럼 매출이 없어도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을 충당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서울시가 4일 자영업자 생존자금 1차 지급을 시작했다고 이날 밝혔다. 서울시 자영업자 생존자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월 70만원씩 두 달 동안 140만원을 현금으로 지원하는 정책이다. 
 
올해 2월 말 기준 서울에 6개월 이상 사업자등록을 뒀으며 지난해 매출액이 2억원 미만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대상이다. 유흥·향락·도박 등의 일부 업종은 제외한다. 서울시는 1차로 신청 업소 1만 개를 심사해 9073개소에 총 63억511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현금 지원으로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지만 소비 침체가 길어진 탓에 자영업자들의 걱정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모습이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서 11년 동안 서점을 운영해온 조진석 대표는 “시기가 좀 늦었지만 두 달 동안 현금 지원이라는 제도는 굉장히 중요하다”며 “하지만 주변 자영업자들은 당장 목을 축이고 난 뒤가 더 걱정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서울 용산구가 코로나19로 위기에 놓인 자영업자에게 서울시가 지급하는 생존자금 지원을 위해 전담 상담창구와 콜센터를 마련했다. [사진 용산구]

서울 용산구가 코로나19로 위기에 놓인 자영업자에게 서울시가 지급하는 생존자금 지원을 위해 전담 상담창구와 콜센터를 마련했다. [사진 용산구]

조 대표는 “경제적으로 체력이 많이 떨어져 버틸 힘이 부족하다”며 “응급처치를 했으니 병원에서 치료하거나 운동으로 체력을 회복할 수 있게 후속 조치가 필요한데 긴급 정책 다음의 중장기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신청을 받았지만 여전히 홍보나 접수 절차에 대한 아쉬움도 나온다. 자치구들이 전담팀을 꾸려 상인들의 온라인 신청을 돕거나 적극적으로 정책을 홍보하고 있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조 대표는 “주변에 이 제도를 모르는 상인들이 많아 알려드리고 있다”며 “나이 든 분들은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아 신청을 어려워하신다”고 말했다. 
 
접수 과정에서 크고 작은 오류도 발생했다. 개인택시 기사 송모(59)씨는 “하루 수입 채우기 바쁜 와중에 일부러 시간을 내 신청하려고 보니 대기시간이 7시간이라고 해 깜짝 놀랐다”며 “아들 도움을 받아 5시간 만에 겨우 접수를 마쳤다”고 말했다. 송씨가 신청한 날은 지난달 27일이다. 이날 한 개인택시 조합사무실에서는 기사들이 직원 도움을 받아 신청하려고 왔다가 접수사이트 대기시간이 길어져 그냥 돌아가는 일이 벌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청자 정보를 암호화하면서 진행이 지연된 날이 하루 있었다”며 “다음날 바로 복구해 현재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접수 초기 온라인 커뮤니티에 2G폰으로 신청이 되지 않는다거나 사업자조회가 되지 않는다는 후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30건 정도 2G폰 관련 오류가 난 거로 알고 있는데 모두 해결했다”며 “사업자조회는 쉽게 신청하시라고 2018년 통계청 자료를 기반으로 한 사업체 정보를 장착했는데 그 이후 사업을 시작해 조회가 안 되는 경우 사업체 이름만 직접 써넣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자치구별 방문접수처와 문의처. [자료 서울시]

자치구별 방문접수처와 문의처. [자료 서울시]

 

의복·음식료품 등 소매업자 많아

 
서울시에 따르면 4일 오전 9시까지 40만명이 접수를 마쳤다. 시는 다음 주 35만 명 심사 결과에 따라 2차 지급을 할 계획이다. 1차 수혜 업소 중 중구에 사업장을 둔 업소가 가장 많았으며 송파구·강남구가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는 의복·음식료품·문구용품 같은 소매업, 운수사업, 음식점 사업 순이었다. 수혜자의 87%가 1인 자영업자였으며 연 매출 5000만원 미만 사업자가 56%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자영업자 생존자금 신청 잊지마세요
자영업자 생존자금 온라인 접수는 오는 30일까지 ‘자영업자 생존자금 홈페이지(smallbusiness.seoul.go.kr)’에서 할 수 있다. 방문 접수는 이번 달 15~30일 사업장 소재지 우리은행 지점(출장소 제외)이나 구청 등에서 하면 된다. 
 
온라인 접수는 출생년도 끝자리 기준 5부제, 방문 접수는 10부제로 받는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 자영업자 생존자금 홈페이지(smallbusiness.seoul.go.kr)’와 120 다산콜 또는 사업장 소재지 자치구별 문의처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