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쏟아진 물폭탄···담벼락 무너지고 가로수 뿌리채 뽑혔다

29일 오후 10시20분쯤 부산 사하구 당리동의 한 도로에 설치된 통신주가 강풍에 쓰러져 소방대원들이 안전 조치를 하고 있다. [사진 부산소방본부]

29일 오후 10시20분쯤 부산 사하구 당리동의 한 도로에 설치된 통신주가 강풍에 쓰러져 소방대원들이 안전 조치를 하고 있다. [사진 부산소방본부]

 
29일 밤부터 30일 새벽 사이 전국에 요란한 장맛비가 쏟아져 건물이 침수되고 담벼락이 무너지는 등 비 피해가 발생했다.
 
 30일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밤사이 내린 비는 중구 대청동 기준 105.1㎜로 관측됐다. 지역별로는 해운대가 140㎜로 가장 많았고, 부산진 131㎜, 금정구 126.5㎜, 동래 125.5㎜, 남구 114.5㎜를 기록했다.
 
 강풍을 동반한 호우로 건물 침수와 담벼락 붕괴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30일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1시 27분 기장군 한 농장에서 무릎 높이까지 침수가 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출동한 소방대원이 펌프를 이용해 100t의 물을 빼냈다. 0시 50분에는 기장군 한 마을 입구 왕복 4차로 도로가 침수되기도 했다.
 
 0시47분 동래구 한 노래방에서도 침수 피해가 신고돼 소방대원이 전기를 차단하고 배수 조치를 했다. 0시 29분에는 기장군 한 다리 위에서 차량이 침수돼 운전자가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소방대원이 출동했을 때는 운전자는 자력으로 밖으로 나온 상태였고, 견인차를 불러 차량을 밖으로 빼내는 조치를 했다. 부산소방본부는 전날 밤부터 10곳이 침수돼 모두 336t의 물을 빼냈다고 밝혔다.
 
 담벼락이 무너지고 가로수가 쓰러지는 피해도 이어졌다. 오전 0시 35분쯤 중구 한 주택 담벼락이 일부 무너졌고, 1시 16분쯤 사하구 한 도로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진 채 발견돼 소방이 안전조치했다. 오전 5시 1분에는 중구 한 초등학교에서 철문으로 된 정문이 인도로 넘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집중 호우로 동래 연안교, 세병교, 수연교 하부도로가 한때 침수돼 통제되다가 새벽 해제되기도 했다. 부산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5시 기준으로 총 39건의 안전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30일 오전 제주시 연동의 가로수가 밤새 몰아친 강풍에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30일 오전 제주시 연동의 가로수가 밤새 몰아친 강풍에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제주지방은 지난 29일 오후 늦게부터 최대 순간 풍속 초속 30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어 10여편의 항공기가 결항했다. 지점별 최대 순간 풍속(초속)은 한라산 삼각봉 33.1m, 제주공항 31.1m, 한라산 윗세오름 29.5m, 성산읍 수산리 27.8m, 제주시 건입동 27.2m, 선흘 26.2m, 고산 25.5m 등을 기록했다.
 
 강풍으로 도롯가 가로수가 뽑히는 등 20여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30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제주시 연동과 이도이동에서 가로수가 뿌리째 뽑혀 쓰러졌고, 제주시 이호일동에서는 캠핑 트레일러가 강풍에 밀려나 119 소방당국이 안전조치를 했다. 제주시 연동에 있는 주택에서는 지붕 일부가 파손되는 피해도 있었다. 또 공사장 펜스가 바람에 쓰러지고 건물 유리창이 깨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 외에도 강한 바람으로 동반한 비로 경기를 비롯해 강원 강릉, 광주광역시, 전남, 경북 등에서 피해가 이어졌다.
 
 지난 29일 오후 11시 10분쯤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외벽 마감재 10여m가 강풍에 뜯겨 나갔다. 떨어진 마감재는 사람이 없던 인근 주차장에 떨어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비슷한 시각 화성시 우정읍에서는 가로수가 바람에 쓰러져 소방관이 출동해 안전조치를 하기도 했다. 이를 포함해 경기지역에서는 밤사이 36곳에서 시설물 피해 신고가 접수돼 조치를 마쳤다.
영동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예보된 30일 오전 강원 강릉시 안목 커피거리 승강장 인근 도로가 밤새 내린 비로 잠겨 통제돼 있다. 연합뉴스

영동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예보된 30일 오전 강원 강릉시 안목 커피거리 승강장 인근 도로가 밤새 내린 비로 잠겨 통제돼 있다. 연합뉴스

 
 경북 동해안을 중심으로 쏟아진 폭우로 주택과 차가 침수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30일 경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35분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A씨(79·여) 집이 침수돼 출동한 구조대가 A씨를 마을회관으로 대피시켰다. 경북도소방본부는 이번 호우로 오전 9시 현재 주택 7채와 차 2대가 침수되고 가로수 5그루, 신호등 1개, 주택 벽 1곳이 쓰러지거나 무너지는 피해가 났다고 밝혔다.
 
 강원 지역도 지난밤부터 300㎜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비 피해가 속출했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까지 주택과 도로 침수, 토사 유출, 나무 전도 등 피해 신고 42건이 접수됐다. 비 피해는 강릉 15건, 양양 9건, 속초 5건 등 동해안에 몰렸다. 특히 강릉에서는 오전 8시19분쯤 포남동 수협바다마트 지하가 침수돼 빗물 10t을 빼내는 등 44건의 재산 피해가 났다.
 
 오전 10시쯤 강릉시 연곡면 퇴곡리에서는 20대 남성이 집을 나간 뒤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과 경찰 등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앞서 오전 7시49분쯤 횡성군 갑천면 포동리에서는 시내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승객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내린 비의 양은 속초 설악동 293㎜, 양양 강현 272.5㎜, 강릉 220.2㎜, 속초 청호 208.5㎜, 향로봉 206㎜, 고성 간성 188㎜ 등이다. 오후 3시를 기준으로 강릉 하루 강수량은 206.0mm로 이 지역 관측을 시작한 1911년 이래 6월 하루 강수량으로는 가장 많았다. 영동지역에 내려져 있던 호우특보와 강풍특보, 폭풍해일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김준희 기자, 부산·춘천=이은지·박진호 기자 lee.eunji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