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업체 동선 숨긴 광주 37번 확진자, 그곳서 2명 감염

광주 37번 확진자가 다단계 업체를 방문했던 자신의 동선을 감췄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확진자가 머물렀던 다단계 업체 오피스텔에서 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 발생했다. 또 다른 광주 확진자가 참석한 목포 코인 설명회 참석자들도 정확한 동선을 밝히지 않아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일부 확진자 역학조사 비협조"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일부 확진자가 이동 동선과 접촉자에 대해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계속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치료비를 본인 부담하게 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3명의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광주광역시 동구 금양오피스텔에 시설폐쇄를 알리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3명의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광주광역시 동구 금양오피스텔에 시설폐쇄를 알리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이 시장은 정확히 몇 번 확진자가 동선을 숨겼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광주 37번 확진자가 동선을 숨겼던 사실이 확인됐다. 광주 37번 확진자는 지난 27일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이어진 광주시 역학조사에서 지난 25일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를 산책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광주 37번 확진자와 접촉한 광주 43번과 44번 확진자가 지난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거짓이 드러났다. 광주시가 광주 43번과 44번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3명의 확진자가 지난 25일 오후 8시부터 10시 13분 사이 광주 동구 '금양오피스텔'에서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다.
 

"60대 드나들던 다단계 사무실"

 
광주 확진자들이 접촉한 금양오피스텔이 다단계 업체의 사무실이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금양오피스텔 관계자는 "10층은 다단계 업체 관계자들이 숙식하는 용도의 탕비실처럼 사용된 곳"이라며 "3층에 다단계 업체 사람들이 사용하던 사무실이 있다"고 말했다.
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광주 동구 금양오피스텔 다단계 업체 10층 사무실에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광주 동구 금양오피스텔 다단계 업체 10층 사무실에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 43번 확진자는 다단계 업체 관리인으로 10층 공간에 거주해왔다. 현재 10층 공간만 감염병관리법에 따라 폐쇄됐다. 금양오피스텔 관계자는 "3층 사무실은 아직 폐쇄되지 않았고 3층과 10층에 60대로 보이는 사람들이 주로 방문했었다"고 했다.
 

광주 44번 확진자 목포 코인 설명회 참석

 
광주 44번 확진자는 지난 28일 오후 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남 목포에 위치한 신안군수협 목포지점 건물에서 열린 '코인 설명회'에 참석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당시 코인 설명회 주최 측의 참석자 명부를 확보해 72명이 이곳에 방문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이 28일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을 열고 방역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이용섭 광주시장이 28일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을 열고 방역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에서 14명, 목포에서 33명, 타지역에서 25명이 참석했다. 광주시와 전남도 등은 광주 37번 확진자와 접촉한 44번 확진자를 매개체로 전국에 코로나19가 퍼질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참석 명부에는 참석자들의 당시 체온과 연락처 등이 기록됐지만, 보건당국은 정확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곳 설명회 참석자들도 보건당국 역학조사에 비협조적이기 때문이다.
 

목포 코인 설명회마저 역학조사 비협조

 
전남도에 따르면 목포 코인설명회 주최 측은 신안군수협에 장소를 대여할 때 '코인 설명회'를 연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신안군수협 측에 선박 관련 회의를 한다고 알렸고 신안군수협은 광주 44번 확진자가 발생하고 나서야 코인 설명회를 알게 됐다.
 
보건당국은 여러 투자자를 모집해야 수익이 발생하는 다단계 성격을 갖는 코인 설명회 특성상 28일 하루뿐만 아니라 또 다른 날짜에 설명회가 열렸을 것으로 추측한다. 하지만 코인 설명회 주최 측이 28일 설명회 여부만 밝히고 있다. 참석자들도 세부 동선을 정확히 밝히지 않아 구체적인 접촉자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광주시는 경찰 측에 다단계 업체와 연관된 확진자들에 대한 동선과 접촉자 등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광주시는 광주 동구 광륵사를 방문한 뒤 코로나19에 감염된 광주 34번 확진자와 광주 37번 확진자의 관계도 조사 중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 37번이 또 다른 감염원일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광주 37번 확진자가 특정 부분에 대해서는 진술을 얼버무리고 지인이라고 밝힌 광주 34번과의 관계도 정확히 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