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4관왕 '기생충' 배우·스태프 아카데미 신입회원 초청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의 영예를 안은 '기생충' 봉준호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의 영예를 안은 '기생충' 봉준호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와, 진짜요? ‘기생충’이란 특별한 경험을 나눈 멤버들이 다같이 잘해준 덕분이죠. 너무 좋습니다.”
올초 미국 아카데미 4관왕을 휩쓴 영화 ‘기생충’ 배우‧스태프와 더불어 1일 아카데미 신입회원에 초청된 제작자 곽신애(바른손E&A) 대표의 소감이다. 이날 오전 기자 전화를 받고서야 소식을 알았다며 “‘기생충’ 덕에 생각지 못한 일들이 계속 벌어진다” 밝게 웃었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 AMPA)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발표한 전 세계 신입 회원 819명 초청 명단엔 ‘기생충’ 주역이 12명이나 포함됐다. ‘기생충’과 더불어 전작의 활약상을 주목하면서다.  
배우 송강호(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이선균, 최우식, 장혜진, 봉준호 감독, 박소담, 박명훈, 조여정, 이하준 미술감독, 곽신애 대표, 양진모 편집 감독, 한진원 작가가 2월 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더 런던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기자회견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배우 송강호(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이선균, 최우식, 장혜진, 봉준호 감독, 박소담, 박명훈, 조여정, 이하준 미술감독, 곽신애 대표, 양진모 편집 감독, 한진원 작가가 2월 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더 런던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기자회견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봉준호 감독과 주연 송강호는 이미 2015년 한국영화계 최초로 아카데미 회원에 합류한 바다. 송강호가 연기한 기택네 반지하 가족 전원도 이번 신입 초청 명단에 호명됐다. 맏아들 기우 역의 최우식은 ‘기생충’ ‘사자’, 엄마 충숙 역 장혜진은 ‘기생충’ ‘시’, 딸 기정 역 박소담은 ‘기생충’ ‘검은 사제들’의 공로로 초청됐다. 부잣집 박 사장네 배우 중엔 조여정(‘기생충’ ‘표적’)만 초청됐다. 가사도우미 문광 역의 이정은은 ‘기생충’ ‘옥자’ 배우로 초청명단에 올랐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 등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의 스틸컷. 임권택 감독은 수상 직후인 1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봉 감독이 큰 일을 했다“라며 축하했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 등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의 스틸컷. 임권택 감독은 수상 직후인 1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봉 감독이 큰 일을 했다“라며 축하했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봉 감독의 ‘기생충’ ‘옥자’를 함께한 스태프들도 대거 초청됐다. 최세연 의상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정재일 음악감독, 이하준 미술감독이 그 주인공. 최태영 음향감독은 봉 감독의 첫 천만 영화 ‘괴물’과 ‘기생충’, 곽신애 대표는 ‘기생충’에 더해 강동원 주연 판타지 재난 영화 ‘가려진 시간’(감독 엄태화)의 활약으로 초청됐다. 한진원 작가는 ‘기생충’ 한 편의 공동 각본만으로 신입 회원에 초청됐다. 초청을 수락하면 올해부터 아카데미 회원 자격을 갖게 된다.  
‘기생충’ 제작진 중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홍경표 촬영감독은 앞서 전작으로 이미 아카데미 회원 명단에 오른 상태였다.  
 
올해는 ‘기생충’ 주역 외에도 세월호 다큐 '부재의 기억'으로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이승준 감독,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모아나' 등에 참여한 애니메이션 슈퍼바이저 이현민도 초청 명단에 포함됐다.
제작자 곽신애 대표가 9일(현지 시간) 제92회 아카데미 '기생충'이 4관왕에 올라 받은 6개 트로피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페이스북 캡처]

제작자 곽신애 대표가 9일(현지 시간) 제92회 아카데미 '기생충'이 4관왕에 올라 받은 6개 트로피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페이스북 캡처]

전 세계 8000여명으로 알려진 아카데미 회원은 매해 아카데미 위원회가 극장용 영화 제작 실무에 두드러진 기여를 나타낸 예술가와 제작자들을 대상으로 신입회원을 초청하며 구성된다. 초청을 수락한 회원이 영화 참여 및 흥행‧비평에 일정 점수 이상을 받으면 아카데미상 투표권이 생긴다. 봉 감독은 이미 수차례 투표에 참여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번 회원이 되면 평생 유지되던 회원 자격은 2016년부터 10년으로 줄었다. 아카데미 위원회가 인종‧성별 다양성 확보를 위해 규칙을 바꾸면서다. 아카데미 회원은 기존에 백인 남성이 대다수여서 ‘백인잔치’란 비판을 받아왔다. 급기야 2016년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남녀주‧조연상 부문 후보가 모두 백인 배우로 채워지며 ‘오스카는 너무 하얗다(#OscarsSoWhite)’는 항의 캠페인까지 벌어지자 아카데미 위원회는 대대적인 변화를 선언하며 2020년까지 아카데미 회원 중 여성과 유색인종 수를 두 배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영화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인 ‘네온(NEON)’이 2월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생충 악담'에 응수해 올린 트윗. "이해한다. 그는 (자막을) 읽지 못한다(Understandable, he can't read.)“고 쓴 이 트윗은 현재까지 27만회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며 8만회 가까이 리트윗됐다. [사진 네온 트위터 캡처]

영화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인 ‘네온(NEON)’이 2월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기생충 악담'에 응수해 올린 트윗. "이해한다. 그는 (자막을) 읽지 못한다(Understandable, he can't read.)“고 쓴 이 트윗은 현재까지 27만회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며 8만회 가까이 리트윗됐다. [사진 네온 트위터 캡처]

한국 영화인은 2015년 임권택‧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최민식, 김상진 애니메이터 등을 시작으로 박찬욱‧이창동‧김소영‧김기덕‧임순례‧홍형숙‧박훈정 감독, 배우 이병헌‧하정우‧조진웅‧김민희‧배두나를 비롯해 전정훈 촬영감독, 조상경 의상감독, 류성희 미술감독, 이병우 음악감독, 정다희 애니메이션 감독 등 약 40명이 회원으로 초청됐다.  
데이비드 루빈 아카데미 회장은 올해 신입회원 초청 명단 발표에서 “아카데미가 영화 예술과 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동료 여행자들을 맞이하게 되어 기쁘다”며 “우리는 항상 세계 영화계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비범한 재능을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올해 신입회원 초청 명단에선 성별로는 여성이 45%, 유색인종이 36% 국적별론 68개국 출신 외국인이 전체의 49%를 차지했다.  

관련기사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