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영끌'해서 집 사고 청약···역대 6월 가계대출 사상 최고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역대 6월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신용대출을 받아 집 사려는 수요가 늘어난 데다,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까지 겹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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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은행 ‘6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6월 은행 가계대출은 8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04년 한은이 속보치를 작성한 이후 6월 수치로는 가장 큰 증가폭이다. 5월(5조원)과 비교해도 3조원이나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한 건 신용대출이다. 한은에 따르면 신용대출(일반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은행 기타대출 잔액은 지난달 3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 역시 6월 증가폭으로는 역대 최대다. 은행 기타대출은 통상 어린이날·어버이날 등 행사가 많은 5월에 증가폭이 커지고 6월이면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5월(1조2000억원)보다 6월 증가폭이 더 크다.
 
한은은 주택매매와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수요를 그 이유로 꼽았다. 한은 관계자는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로 충분히 받지 못하는 (주택매매) 자금을 신용대출로 조달한 측면이 있다”며 “최근 주택시장 상황과 맞물려 신용대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대출 규제가 강화돼 주택담보대출이 막히자 신용대출을 끌어서 집을 사고 있다는 뜻이다.  
 
역대 최대 청약증거금 기록(31조원)을 쓴 SK바이오팜 영향도 컸다. 한은 관계자는 “6월 말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과 관련해 일반 개인들의 투자 수요가 높아서 신용대출 자금 수요가 일시적으로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형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2%대로 떨어지는 등 대출금리가 낮은 것도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난 이유다.
 
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5조원 늘어, 전달(3조9000억원)보다 증가규모가 확대됐다. 최근 전셋값이 뛰면서 전세자금대출 증가폭(2조5000억원)이 전달(2조원)보다 커졌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아파트 분양이 늘면서 중도금 대출 취급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동안 가파르게 늘었던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6월 들어 증가세가 확연히 꺾였다. 6월 중 은행 기업대출 증가규모는 1조5000억원으로, 전달(16조원)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대기업들이 2분기 말인 6월에 대출금을 일시상환한 데다, 중소기업도 이른바 ‘코로나 대출’ 취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채권 시장이 살아나면서 회사채 순발행 규모가 늘어난 것도(5월 3조3000억원→6월 4조4000억원) 기업대출 수요가 줄어든 이유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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