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잡는다…GC녹십자 이번주부터 혈장치료제 임상 시약 생산

지난 5월 경기도 용인시 GC녹십자에서 연구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 혈장을 활용한 혈장 치료제 개발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5월 경기도 용인시 GC녹십자에서 연구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 혈장을 활용한 혈장 치료제 개발을 하고 있다. [뉴스1]

 
GC녹십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에 쓰일 혈장치료제 임상시험용 시약 생산을 이번 주부터 시작한다. 다음 달 중 임상 2상에도 돌입할 예정이다.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 효과에 의문이 나오면서 혈장치료제가 이를 보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주 중 시약 생산…임상 2상 신청"

GC녹십자는 “이번 주 중으로 혈장치료제 ‘GC5131A’의 임상시험용 시약 생산을 시작하고, 이달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 2상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는 이미 상업화를 마친 기존 제품이 있고, 개발 과정과 생산공정이 비슷해 안정성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1상이 면제된다. 임상 1상은 20~100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초기 안정성 등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이후 2상에서 환자군을 대상으로 약효 등을 검증한다. 정부와 GC녹십자는 다음 달 안으로 임상 2상을 시작해 연내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에 GC녹십자가 개발한 GC5131A는 코로나19 회복기 환자의 혈장에서 여러 유효 면역 항체를 추출해 만드는 전문의약품이다. 완치자의 혈액에 포함된 소량의 항체와 면역글로불린을 농축해서 만든다. 혈장은 혈액에서 적혈구ㆍ백혈구ㆍ혈소판을 제거한 노르스름한 액체를 말한다. 혈장 치료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든 완치자의 혈장을 환자에게 투여해 면역력이 생기도록 하는 원리다. 이미 형성된 항체를 체내 주입한다는 개념인 만큼 백신이 나올 때까지 ‘징검다리’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임상시험은 중증 이상을 비롯해 다양한 증상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항바이러스제를 써도 호전되지 않는 중증, 위중 환자들이 주요 타겟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임상을 어떻게 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주로 중증 이상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달 이라크 혈액은행에서 간호사가 기증받은 혈장을 들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이라크 혈액은행에서 간호사가 기증받은 혈장을 들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혈장치료제에는 ‘골든타임’이 있다는 점에서 최적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시간은 길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완치자의 혈장 내 중화항체 수치가 감염 후 3~4개월까지 가장 높게 유지되다가 조금씩 줄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수의 완치자가 이 기간 내에 혈장을 공여하는 게 관건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혈장치료제 개발 단계에만 150명 안팎의 혈액(회당 500㎖)이 필요한데,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양이 필요하다. 현재 혈장을 공여하기로 한 375명의 완치자 중 실제 공여한 사람은 170여 명 정도다.  
 
혈장 공여자가 적은 데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탓도 크다. 현재 혈장 치료제용 헌혈 장소는 전국 통틀어 네 곳뿐이다. 경기 고려대 안산병원,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경북대병원, 대구파티마병원으로 제한되어있다. 공여자는 병원을 방문해 1차 검사를 마친 다음, 일주일 뒤 다시 해당 병원을 찾아야 헌혈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혈장 채혈기를 구비한 헌혈버스를 보유하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와 협력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으로 거론된다. 의료법에 따라 혈장 채취는 의료기관만 할 수 있지만, 정부가 지난 5월부터 혈액관리본부에도 예외 규정을 적용했다. 실제 13일부터 시작되는 신천지 교인 500명 혈장 공여에도 적십자사가 혈장 채혈버스 3대를 지원 한다.
 

램데시비르 효과 의문…혈장치료제 대안 될까

혈장치료제는 신종 감염병이 유행하면 가장 빠르게 투약할 수 있는 의약품으로 꼽힌다. 완치자의 혈액을 주원료로 하기 때문이다. 다만 완치자의 혈장을 직접 환자의 몸에 투입하는 ‘혈장치료’는 인체 내에서 과민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를 ‘치료제’로 만들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혈장 치료제는 중화항체만 추출해 일정한 농도로 농축해서 만들기 때문에 성분과 약효가 표준화되고 부작용 위험도 줄어든다.  
 
한편 코로나19 표준치료제로 주목받은 다국적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사의 ‘렘데시비르’는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42명의 중증환자에 투여됐다. 그 중 상태가 호전된 사람은 9명, 효과 판단이 어려운 사람은 그보다 많은 15명으로 나타났고, 악화된 환자도 3명이 나왔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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