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항공권 취소하니 '바우처'?…현금 환불 받으세요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A씨는 올 여름휴가 때 가족과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지난 1월 외국 항공사를 통해 일찌감치 항공권을 카드 결제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으로 확산되자 지난 4월 여행을 취소하고 항공권 환불을 요구했다. 하지만 항공사는 "최근 약관을 변경해 결제금액 환불은 안되니 바우처(유효기간 내 동일한 목적지만 이용할 수 있는 항공권)로 돌려주겠다"고 답했다. A씨는 "항의 하고 싶은데, 외국 항공사라 연락도 잘 안되고 소통도 쉽지 않다"면서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일찍 예약했다가 오히려 비용만 날리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A씨처럼 해외여행을 취소했다가 항공권 환불이 안돼 애를 먹는 소비자들을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분쟁 해결에 나섰다.  
 

코로나19로 여행계약 해제는 '정당' 

13일 KISA는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가 항공권을 취소할 때 손해배상액을 지급할 필요가 없으며, 환불은 항공권 구매 당시 약관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KISA는 이 같은 원칙을 국내·외 항공사와 공유하고 소비자 불편이 없도록 조치할 것을 합의했다.  
 
KISA의 이번 조치는 공정거래위원회 국외여행표준약관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공정위 약관에 따르면, 여행사 또는 여행자는 여행 출발 전 ▶여행자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여행자의 요청 또는 현지 사정에 의해 부득이하다고 쌍방이 합의한 경우 ▶천재지변 등으로 여행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손해배상액을 지급하지 않고 여행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KISA 관계자는 "코로나19는 '천재지변 등으로 여행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정당한 여행계약 해제 사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현금 또는 카드 환불…바우처 지급, 환불거부 안돼   

또 항공사가 사후에 약관을 변경해 환불을 거부하는 일도 막았다. KISA는 "환불은 항공권 구매 당시 약관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카드 결제한 경우는 카드 결제 취소로, 현금 구매한 경우는 현금으로 환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불을 거부하거나 바우처 등으로 대체해 돌려줘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이어 "다만 항공사의 자금 여력이 부족할 경우 환불까지 시일이 다소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가 감안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KISA는 항공권 환불 분쟁에 대한 '소비자 주의보'를 발령했다. 소비자에게 항공권 구매시 약관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추후 일방적으로 약관이 변경돼도 구매 당시 약관이 적용되기 때문에 약관 내용을 잘 보관하라고 당부했다. 
 

항공권 관련 분쟁, KISA 분쟁조정위서 상담·조정   

김석환 KISA 원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항공권을 포함해 여행·숙박 관련 거래 취소와 환불 분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KISA는 소비자 권리보호와 피해 구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항공권 취소·환불 분쟁이 발생하면 KISA의 분쟁조정위원회에 무료 상담 및 조정 신청하면 된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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