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中파견 조사단 격리중···美겨냥 "많은 나라 잘못 대응"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에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 조사를 위해 지난 주말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전문가들이 현재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WHO는 동물 보건 전문가와 전염병 학자로 구성된 전문가 선발대 2명을 파견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두 전문가는 중국 측 과학자들과 합력하기 전 절차에 따라 “격리(quarantine)된 상태”라고 전했다.  
 
마이크 라이언 사무차장 등 WHO 관계자들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크 라이언 사무차장 등 WHO 관계자들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조사는 WHO가 주도하는 사실상의 첫 코로나19 기원 조사다. WHO 조사단은 중국 전문가들과 함께 동물과 인간 사이의 전파 과정 등 코로나19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벌인 치열한 발원지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지 이번 조사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깜깜이’ 조사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선 조사단의 일정이나 방문지 등이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측과 협의해 방문지를 결정한다는 게 WHO의 설명이다. 게다가 중국 당국은 이들의 방문 사실조차 언론 등을 통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전해진다. 조사 시점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쓴 지 반년 만에 이뤄져 너무 뒤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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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WHO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너무 많은 나라가 잘못된 방향(wrong direction)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도자들의 엇갈린 메시지가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는 “전 세계 하루 신규 확진자 중 절반가량이 두 국가(미국과 브라질)에서 발생했다”면서 이같이 발언했다.  
 
라이언 사무차장은 “바이러스가 억제되면 학교가 안전하게 다시 문을 열 수 있다”면서 “학교를 정쟁의 불씨(political football)로 만들지 말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학교들에 가을 오프라인 개학을 압박하고 있다. 라이언 사무차장은 또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미국 일부 지역에 대해 “제한적 혹은 집중적인 봉쇄가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은 WHO의 친중 행보와 늑장 대응 등을 비판하며 가입 72년 만에 WHO 탈퇴를 공식 발표한 상태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AP=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AP=연합뉴스]

 
한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연병연구소 소장은 미국의 코로나19 재확산은 “완전한 봉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파우치 소장은 13일 스탠퍼드대 의대 화상 세미나에서 “하루에 (확진자) 약 2만명 정도의 안정세를 유지하는 시점에서 봉쇄를 해제한 후 캘리포니아‧애리조나‧텍사스를 포함한 여러 주에서 급증세를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같은 ‘소신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 재확산의 책임을 파우치 소장에게 떠넘기려고 한다고 일각에서 지적하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미 NBC에 “여러 백악관 관계자들이 파우치 소장의 많은 잘못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파우치 소장의 엇나간 예측들을 열거한 바 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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