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양심 병역거부 35명 첫 대체복무자 됐다…교도소서 근무

종교나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사람들이 교정시설에서 대신 근무하는 대체역이 처음으로 나왔다. 2018년 6월 헌법재판소가 종교적 신념 등에 따른 대체복무를 병역 종류로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5조 1항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뒤 2년 만이다. 대체역 근무는 10월 시작한다.


대체역 심사위원회가 15일 첫 전원회의를 열고 대체역 심사를 신청한 35명에 대해 심사하고 있다. [병무청 제공]

대체역 심사위원회가 15일 첫 전원회의를 열고 대체역 심사를 신청한 35명에 대해 심사하고 있다. [병무청 제공]

 
대체역 심사위원회(위원장 진석용)는 15일 첫 전원회의를 열고 35명을 대체역으로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대체역 심사위원회는 법조인ㆍ교수ㆍ인권활동가ㆍ공무원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 29명으로 꾸려져 대체역 편입 신청에 대해 심사한다.
 
이날 심사를 신청한 35명 전원이 대체역 편입으로 결정됐다. 이들 35명은 종교에 따라 입영을 기피해 기소됐지만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다.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대체역법)에 따르면 무죄 판결을 받고 편입신청을 하는 경우 지체 없이 인용 결정을 해야 한다고 돼 있다. 사실 조사와 사전 심의 없이 바로 전원회의에서 결정했다는 게 대체역 심사위원회의 설명이다.
 
첫 대체역 편입자들은 10월부터 대체복무요원으로 소집된다. 대체복무요원은 법무부의 교정시설에서 36개월 동안 묵으며 일하게 된다. 36개월은 현역병(2021년 복무 기간이 단축할 경우 육군 18개월)의 2배이며, 공중 보건의사와 같은 대체복무자(34~36개월)와는 비슷하다.
 
이들이 맡을 업무는 공익에 필요한 급식ㆍ물품ㆍ보건위생ㆍ시설관리 등이다. 사전 조사 결과 교정시설의 해당 업무 강도는 현역병 복무에 못잖은 수준이라고 한다. 앞으로 대체복무 제도가 정착되면 소방과 복지 등 복무분야를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대체복무요원은 민간인 신분을 유지한다. 이들이 범죄를 저지른다면 민간법원에서 재판을 받는다. 또 대체복무기관으로부터 보수와 직무수행에 필요한 여비를 받는다. 또 대체복무 요원이 소집 통지서를 받고도 무단으로 소집에 응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다. 복무를 마친 뒤 8년 차까지 교정시설에서 예비군 대체복무를 한다.
 
또 전원회의는 헌법재판소ㆍ대법원 판례, 대체복무제도를 먼저 운영한 독일ㆍ미국ㆍ대만 등 해외 사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대체역 편입 심사기준을 의결했다. 대체역 편입 심사기준에 따르면 대체역 심사위원회는 종교적 신념과 양심적 신념으로 나눠 따로 심사한다. 종교적 신앙이나 개인의 양심 때문에 대체역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다.  
 
대체역을 판정하는 이 두 종류의 신념은 각각 8개의 세부적 고려요소로 심사할 예정이다. 종교적 신념의 경우 ▶종교단체에 정식 신도로 등록했는지 ▶교리에 군복무 거부가 명시됐는지 ▶신앙 기간과 실제 종교 활동 ▶종교를 믿게 된 동기와 경위 등을 따진다. 양심적 신념의 고려요소는 ▶신념의 구체적 내용과 근거 ▶신명의 형성 시기 ▶신념의 일관성 ▶신념과 배치하는 행동을 했는지 등이다. 대체역 희망자가 대체역 심사위원회에 허위서류를 내다 걸리면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형을 받는다.
 
대체역 심사위원회는 “15일은 대체역 제도에 첫 발을내 딛는 날”이라며 “이 한 걸음이 밑바탕이 돼 대체역 제도가 빨리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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