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용산 정비창 땅에 2만가구 신도시" 정부 주택물량 총력

 정부가 서울 용산역 정비창 부지를 중심상업지역으로 지정해 용적률을 최대 1500%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6일 “(원래는) 정비창 일대를 준주거지역으로 지정해 공공·민간주택 8000가구가량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이를 중심상업지역으로 지정해 최대 2만 가구까지 공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 정비창 부지(면적 약 51만㎡)가 중심상업지역이 되면 서울에서 세 번째가 된다. 명동(약 30만㎡)과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3만7000㎡)에 이어서다. 단일 면적으로는 용산이 가장 크다.
 
용산정비창 부지.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용산정비창 부지.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중심상업지역의 경우 법률(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허용한 용적률은 최대 1500%다. 예컨대 넓이 1만㎡의 땅이라면 최대 연면적 15만㎡(지상 부분 전체)까지 건물을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시 조례상으로 보면 최대 1000%까지 가능하다. 통상 지자체가 건물 인허가를 낼 때 조례의 용적률 상한선을 따르지만, 특정 사업일 경우 법상 최고 용적률까지 완화할 수 있다. 그만큼 기부채납 등을 통해 공공임대를 요구하는 구조다. 용산 정비창을 준주거로 지정할 경우 용적률은 최고 500%(조례 400%)다.  
 
용적률이 높아지면 같은 면적의 땅이라도 더 크고 넓은 건물을 지어 주택 공급량을 늘릴 수 있다. 정부는 이미 수도권에서 주택 30만 가구의 공급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서울에서 주택 공급량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정부가 검토하는 내용대로 용산이 개발되면 서울 도심의 고밀도 개발을 위한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용산 정비창이 중심상업지역이 되면 서울의 맨해튼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용산 정비창 부지는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이 소유한 국공유지다. 여기에 최대 2만 가구가 들어서면 3기 신도시 중 경기도 부천 대장지구(2만 가구) 등과 주택 공급량이 비슷해진다. 정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집을 짓는 택지로 개발할 때처럼 토지 보상 문제로 시간을 끌지 않아도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21대 국회 개원 연설에서 “정부는 투기 억제와 집값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며 “주택공급 확대를 요구하는 야당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면서 필요한 방안을 적극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 5월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방안’에서 용산 정비창 부지의 복합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에 구역 지정을 마치고 2023년 말까지 사업 승인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후 개발 예정지와 주변 지역(77만㎡)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정부는 투기적 거래를 차단하기 쉽고 강남권 쏠림을 완화할 수 있는 부분도 용산 개발의 장점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가 반대하는 그린벨트 해제보다는 용산 정비창의 고밀도 개발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란 시각도 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