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 없다"···미국인에 '보안법 위반' 수배 때린 홍콩경찰

2014년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 네이선 로(26) 데모시스토당 전 주석, 현재 그는 영국으로 망명한 상태다. AFP=연합뉴스

2014년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 네이선 로(26) 데모시스토당 전 주석, 현재 그는 영국으로 망명한 상태다. AFP=연합뉴스

 
해외 망명 홍콩 민주파 인사들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지명 수배됐다.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미국·영국으로 망명한 민주파 인사 6명에 대해 홍콩보안법상 국가분열 선동 및 외세 결탁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2014년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으로 최근 영국으로 피신한 네이선 로(26) 데모시스토당 전 주석, 중국 공안에 고문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망명한 사이먼 쳉(28) 전 홍콩 주재 영국 총영사관 직원, 미국 시민인 사무엘 추 ‘홍콩민주위원회’ 상무이사 등이 포함됐다.
 
가디언은 해외에 거주하거나 다른 나라 시민권을 가진 인사들에게 홍콩보안법을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수배 명단에 오른 추 이사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게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인지 강조하고 싶다“면서 ”나는 비중국인 최초로 (홍콩 경찰의) 표적이 됐다. 그들은 나를 본보기로 삼으려 한다. 아마 내가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1996년부터 미국에 살아왔다며, 자신이 속한 미국 정부에 의견을 낸 건 ‘외세 결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추 이사는 ”홍콩인이 위협적으로 보이는 행동을 하면 어디든 사법 관할권을 주장하겠다는 매우 비논리적이고 불합리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수배명단에 오른 홍콩 독립운동가 레이 웡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홍콩 경찰은 우리와 홍콩에 있는 시민들 사이의 연줄을 끊으려 하는 것 같다“면서 ”이번 결정은 (사람들 사이에) 우리와 연락하는 것이 홍콩보안법 위반일 수도 있다는 공포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보안법은 지난 1일부터 시행됐다. 외국 세력과의 결탁·국가 분열·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하며, 위반 시 최대 종신형에 처한다. 홍콩 영주권을 갖지 않은 사람이 홍콩 외의 장소에서 법을 위반한 경우 역외적용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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