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피서객 구하려다 급류 휘말려 순직”…김국환 소방장 오늘 영결식

장맛비로 물이 불어난 계곡에서 피서객을 구조하려다 급류에 휘말려 순직한 고(故) 김국환(30) 소방장이 동료들의 마지막 배웅을 받고 대전 현충원에 안장됐다. 동료 소방관들은 그를 ‘영원한 소방관’으로 기억했다.

 

"가시밭길을 숙명처럼"

 
2일 오전 전남 순천시 조례동 팔마실내체육관에서 김 소방장의 영결식이 열렸다. 김 소방장은 지난달 31일 전남 구례군 지리산 피아골 계곡에서 피서객을 구조하려다 급류에 휩쓸렸다. 많은 비가 내린 탓에 계곡물이 세차게 흐르고 있었다. 그는 약 20분 만에 구조됐지만,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끝내 숨을 거뒀다.
 
지난달 31일 오후 전남 구례군 토지면 피아골 계곡에서 순천소방서 소속 김국환 소방관이 피서객 A씨를 구조하기 위해 현장에 접근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뉴스1]

지난달 31일 오후 전남 구례군 토지면 피아골 계곡에서 순천소방서 소속 김국환 소방관이 피서객 A씨를 구조하기 위해 현장에 접근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뉴스1]

그와 순천소방 산악구조대에서 근무한 고성규 소방장이 고별사를 했다. 고 소방장은 동료의 영정 앞에서 “가시밭에서도 꽃을 피워야 하는 소방의 길을 숙명으로 여긴 당신은 영원한 소방관이다”며 “국민을 위해 헌신한 당신의 열정이 헛되지 않음을 영원히 기억하고 모든 소방관의 가슴 깊은 곳에 남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 소방장의 영전에는 생전에 사용했던 정복과 정모가 놓였다. 그는 육군 특전사 출신으로 지난 2017년 2월 119구조대원으로 임용된 뒤 3년간 1480건의 사건·사고에 나서 540명을 구조한 베테랑이었다.
 

문 대통령 "국민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 

 
영결식은 유가족과 동료, 정문호 소방청장, 김영록 도지사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라남도장(葬)으로 치러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전을 보내 고인의 희생정신을 기렸다.
 
2일 오전 전남 순천시 조례동 팔마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김 소방장의 영결식에서 정문호 소방청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조전을 대독하고 있다. [사진 소방청]

2일 오전 전남 순천시 조례동 팔마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김 소방장의 영결식에서 정문호 소방청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조전을 대독하고 있다. [사진 소방청]

문 대통령은 조전에서 “고인은 이웃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지리산 급류와 맞섰다”며 “고인의 투철한 책임감은 우리 모두의 귀감이 될 것이며 용기는 국민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고 고귀한 희생정신을 대한민국 안전역사에 깊이 새기겠다”고 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영결사를 통해 “급류와 사투를 벌인 우리의 영웅은 안타깝게도 우리 곁으로 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깊이 잠들고야 말았다”며 “용감했던 그의 숭고한 정신을 영원히 기리고 그를 되살리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동료 소방대원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마지막 배웅에 나선 동료들

 
이날 고인의 영전에는 소방교에서 소방장으로 1계급 특진 임명장과 옥조근정훈장이 놓였다. 이날 영결식에는 김 소방장의 특별승진 임명도 함께 이뤄졌다. 순직한 김 소방장의 유해는 이날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2일 오전 전남 순천시 조례동 팔마실내체육관 영결식장으로 고 김국환 소방장의 유해가 들어서고 있다. [사진 소방청]

2일 오전 전남 순천시 조례동 팔마실내체육관 영결식장으로 고 김국환 소방장의 유해가 들어서고 있다. [사진 소방청]

고인의 유해가 영결식장을 빠져나갈 때 동료 소방관들은 거수경례로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동료들은 영결식이 진행되는 동안 고인을 애도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김 소방장의 동료들은 고인을 “항상 솔선수범하고 남을 배려했던 소방관”으로 기억했다.
 
고별사에 나섰던 고성규 소방장은 “투철한 책임감에 궂은일도 마다치 않았고 업무 질책에도 싫은 내색 한 번 없이 늘 미소 짓던 후배였다”며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고 잘해준 건 하나도 생각나지 않고 못 해준 것만 생각난다”고 슬퍼했다.
 
순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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