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병 말한 '전세의 종말' 오나…7월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량 9년 만에 최소치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이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 일명 '임대차 3법'에 따른 영향으로 전문가들은 앞으로 서울에서 전세 계약이 상당 기간 더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한달 동안 서울 아파트 전세계약은 6304건에 그쳤다. 이는 서울시가 아파트 전세계약 정보를 수집해 공개하기 시작한 2011년 1월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의 전·월세 거래량은 세입자의 확정일자 신고를 토대로 집계된다. 
 
최근 9년 사이 아파트 전세거래가 정점을 찍은 것은 지난해 12월로 1만3681건이었다. 이어 올 2월엔 1만3661건을 기록했고, 3월부터 5월까지 아파트 전세 계약은 약 9000건대를 유지하는 듯하다가 6월 8210건으로 줄어든 뒤 7월에 6304건으로 급감했다. 최고점 대비 46%로 쪼그라든 셈이다. 앞서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 거래가 저을 찍었던 것은 2015년 9월(6419건)이었다. 지난해 7월(1만196건)과 비교해도 확연히 전세 계약이 급감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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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대·연립·다가구서도 뚜렷한 '전세 실종'

이런 경향은 아파트가 아닌 다세대와 연립, 단독·다가구 주택 전세계약에서도 볼 수 있다. 다세대·연립 전세계약은 올 2월 7567건을 기록했지만 7월엔 4501건으로 줄었다. 단독·다가구 주택의 전세계약 역시 마찬가지다. 2월(6408건) 대비 7월 전세계약(3193건)은 반토막이 났다. 
 
지역별로는 지난 1년 사이 강남구와 강동구의 전세 계약 감소가 두드러졌다. 강남구는 지난해 11월(1011건)과 12월(1249건)에 이어 올 2월(931건)에도 1000건이 넘는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하지만 3월부터 602건으로 급감하더니 지난 7월 전세계약은 397건으로 내려앉았다. 1년 새 가장 많은 전세 거래가 일어났던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약 70%에 가까운 전세 계약 실종이 있었던 셈이다. 
 
강동구 역시 비슷했다. 지난해 11월(1019건)과 12월(1176건), 2월(1024건)엔 1000건이 넘는 아파트 전세 계약이 있었다. 하지만 3월부터 계약이 급감해 7월엔 275건으로 줄었다. 대단지가 있는 송파구도 사정은 비슷해 해 지난해 12월 1274건에서 올해 7월엔 498건으로 전세 물량이 반 이상 줄었다. 
 

윤준병 의원이 말한 '전세 소멸' 현실화하나

서울시 부시장을 지낸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언급한 '전세의 소멸'이 현실화한 것일까.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윤 전 의원 말처럼 전세가 당장 소멸하지는 않겠지만, 전세 비율이 점차 줄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 7월에 전세계약이 역대 최저치로 급감한 것 역시 집주인들이 '임대차 3법'을 앞두고 매물을 거둬들인 것이 일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심 교수는 "기본적으로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어 전세 물량이 없어 거래가 줄어든 것도 있지만, 임대차 3법 등 규제 강화 움직임으로 전세 물량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가령 신규 아파트 1000세대를 공급하면 이 가운데 800~900세대가 전세물량이었지만 규제가 강화되면서 집주인들이 6개월에서 1년 간 집을 비워두고 보겠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했다.
 
통상 대단지 아파트가 신규로 세워지면 입주 시엔 전셋값이 내려간다. 이번 임대차 3법 국회 통과로 최장 4년간 전세계약을 해야 하는 집주인들이 1년 정도를 집을 비워둔 뒤 전세가를 시장가격대로 올려받으려 해 전세 물량이 줄어들게 된다는 뜻이다. 심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볼 때 신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임대차 3법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전세는 앞으로도 많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전세가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권 교수는 "주택 공급을 지속해서 늘렸어야 했는데, 공급이 부족한 데다 보유세 인상 등으로 반전세나 월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집값이 올랐을 뿐 소득이 늘어나는 것은 아닌데, 정부가 미실현 이익에 대해 보유세 강화 등으로 규제를 하면서 전세 매물이 시장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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