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코로나 통계 조작 의혹 … BBC “실제 사망자 3배 많다”

이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와 확진자 수를 축소‧은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마스크를 쓴 이란 여성이 테헤란 거리를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마스크를 쓴 이란 여성이 테헤란 거리를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영국 BBC 페르시아어 방송은 이란 정부의 내부 자료에 근거해 지난달 20일 기준 이란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4만2000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란 정부가 공식 발표한 누적 사망자 1만4405명의 약 3배에 달한다.  
 
BBC 페르시아어 방송은 이 자료를 익명의 소식통으로부터 입수했으며 입원 환자의 이름‧ 성별‧나이‧증상, 입원 기간 등 상세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란의 코로나19 피해 실태가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진단 검사 장비 부족으로 정부가 진상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란 추측도 있었다. 하지만 보도처럼 이란 정부가 공식 발표와 다른 별도의 집계 자료를 갖고 있었다면 의도적인 축소‧은폐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감염자도 알려진 것보다 많다. 지난달 20일 기준 이란 보건부는 누적 확진자가 27만8827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BBC가 입수한 정부 자료에 따르면 누적 확진자는 공식 집계의 1.6배인 45만1024명이다.  
 
마스크를 쓴 이란인들이 테헤란 거리를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마스크를 쓴 이란인들이 테헤란 거리를 걷고 있다. [EPA=연합뉴스]

 
코로나19 발병 사례가 처음 보고된 시점도 조작됐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란 정부는 지난 2월 19일 처음 파악된 확진자 2명이 이날 치료 중에 숨졌다는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BBC에 따르면 실제 사망자가 처음 나온 시점은 이보다 한 달가량 앞선 지난 1월 22일이다. 또 1월 22일부터 2월 19일까지 28일간 이미 52명이 사망했기 때문에 이란 정부가 밝힌 당시 사망자 수 역시 거짓이란 것이다.  
 
실제로 이란이 의도적으로 피해 실태를 은폐했다면 정치적 고려 때문이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1월 이란 군 당국은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적기로 오인해 격추했고, 탑승자 176명 전원이 숨져 국제 사회의 질타를 받았다. 또 지난 2월 21일 총선을 앞두고 민심 이반을 우려해 코로나19 발병 사실을 감췄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하지만 이란 당국은 이런 의혹에 대해 “이란은 코로나19 사망·감염자를 집계할 때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른 과학적인 방법을 엄격히 지킨다”고 반박해왔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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