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전 "설득하라" 꺼내든 윤석열, 채널A수사 대놓고 질책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검찰청 제공]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검찰청 제공]

윤석열 검찰총장의 신임검사 신고식 발언 핵심은 ‘설득’과 ‘법의 지배(Rule of law)로 요약된다. 이를 두고 서울중앙지검을 향해 설득력 없는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대놓고 질책하는 동시에, 법에 없는 개념인 ‘문민 통제’를 언급해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정면으로 겨눈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당부사항은 참모진이 아닌 윤 총장이 직접 작성했다고 한다.  

 

①채널A수사, ‘설득’했나

윤 총장은 지난 3일 신임 검사들을 향해 “자신의 생각을 동료와 상급자에게 설득해 검찰 조직의 의사가 되게 하라”고 주문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를 조직원들에게조차 ‘난타’를 맞고 있는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수사팀을 염두에 둔 말이라고 본다. 사상 초유의 ‘육탄전’이 벌어진 것은 물론 팀 내에서도 수사 방식을 놓고 반대 여론이 분분했던 탓이다. 대검 형사부도 ‘지금까지의 증거로 강요미수죄는 어렵다’고 이견을 내다 지휘에서 배제됐다.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서는 “‘검언유착’ 외에 ‘권언유착’ 의혹이 있는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중앙포토]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중앙포토]

수사팀을 둘러싼 주체들과의 의사소통은 자타공인 ‘특수통’인 윤 총장이 갖고 있는 오랜 소신이라고 한다. 12년 전인 2008년 ‘검찰수사 실무전범’에서도 같은 내용이 나온다. “수사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검사는 수사대상자는 물론 팀원과 수뇌부를 설득해 자신의 의사가 ‘검찰’의 의사가 되도록 해야 하고, 법원과 언론을 설득해  ‘국민(국가)’의 의사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부분은 당시 논산지청장이던 윤 총장이 작성했다.  
 

②“법의 지배”對“문민통제”

윤 총장은 ‘법의 지배(Rule of law)’라는 개념도 꺼내들었다. 괄호에 영어로도 기입한 것은 윤 총장이 특별히 강조하는 의미를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쓴 독재와 전체주의’가 아닌 ‘자유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법치(법의 지배 정신)’가 돼야한다는 생각이 녹아있다는 것이다.  
 
이는 추 장관이 국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밝혀온 생각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그는 줄곧 ‘문민 통제’, ‘민주적 통제’를 강조해왔다.

윤석열 총장과 추미애 장관 [중앙포토]

윤석열 총장과 추미애 장관 [중앙포토]

추 장관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검찰에 대한) 문민적인 통제가 필요하다. 그러한가”고 물은 데 대한 답변이었다. 지난 6월 29일 페이스북에서는 “검찰개혁은 검찰권에 대한 문민 통제, 즉 민주적 통제에서 출발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문민 통제’는 법에 있는 말이 아니다”며 “(윤 총장이) 그를 염두에 두고 ‘법의 지배’를 언급한 것 같다”고 봤다.  
 

차기 대선주자? 尹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으로 강요미수 의혹 수사에서 배제된 뒤 거의 한달 만에 작심 메시지를 내놓은데 대한 파장은 크다. 정치적으로도 논란이다.

 
야권은 환호했다.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칼잡이 윤석열의 귀환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4일 페이스북에 “민주주의가 법의 지배라는 사실을 문재인 대통령·추미애 법무부 장관·이성윤 서울지검장은 알아야 한다. ‘법에 의한 지배’가 아니다. 그건 독재와 전체주의자의 전매특허”라고 적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론적으로 언급한 내용”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출근길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의 출근길 [연합뉴스]

한편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7∼31일 전국 성인 25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1.9%포인트)에서 윤 총장의 선호도는 지난달 조사보다 3.7%포인트 상승한 13.8%로 3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25.6%(1위), 이재명 경기지사는 19.6%(2위)로 각각 집계되면서 이지사와 6%P 차이를 보였다.  
 
김수민 기자 kim.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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