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상승률 지자체가 결정…5% 계약했는데 3%로 낮추면?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계약 갱신 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심사해 가결했다. 임대차 3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세입자는 기존 2년의 계약이 지나면 2년 재계약을 할 수 있고, 임대료는 직전 계약액의 5% 이상 올리지 못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상가의 부동산 중개업소 아파트 매물 정보가 비어있는 모습. [뉴시스]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계약 갱신 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심사해 가결했다. 임대차 3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세입자는 기존 2년의 계약이 지나면 2년 재계약을 할 수 있고, 임대료는 직전 계약액의 5% 이상 올리지 못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상가의 부동산 중개업소 아파트 매물 정보가 비어있는 모습. [뉴시스]

“전월세상한선이 일률적으로 5%가 아니라 지자체에서 정한다고 하던데요. 그러면 지금 5% 증액으로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혹시 나중에 지자체에서 3%로 정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지자체에서는 언제 상한선을 결정하는 건가요?” 
새로운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난달 31일 한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상한선을 더 낮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월세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상승폭을 5% 이내로 제한했지만, 광역지자체가 5% 안에서 상한선을 별도로 정할 수 있어서다. 지자체별 주택시장 상황이나 여건을 고려해 상한선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서울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가구소득증가율, 기준금리, 지역별 전월세 가격 증감률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상한선을 정할 방침이다. 시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필요하면 연구기관에 용역도 맡길 계획이다. 
 
 서울시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시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문제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5%만으로도 임대인과 임차인의 견해가 갈리는 만큼 이보다 더 낮추려면 타당성과 논리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택임대차보호법 관련 조례는 시가 운영하는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가 있다. 별도의 상한선을 명시하려면 신규로 조례를 제정하거나 기존 조례에 관련 내용을 추가해 보완해야 한다. 
[자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자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시 관계자는 “조례 개정에 시간이 필요한 데다 복잡한 사안이라 공청회까지 한다면 이런 절차를 진행하는 데만 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는 돼야 대략적 방향이 나올 거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검토 결과에 따라 지역 상한선을 시 전체에 일률적으로 적용할지, 자치구별로 다르게 정할지, 권역별 혹은 강남권과 강북권으로 나눠 정할지 등 적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 서울 안에서도 지역별 격차가 커 결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6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8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7% 상승했다. 강북 14개 구의 상승폭은 0.13%, 강남 11개 구는 0.21%였다. 동대문구는 상승폭이 0.1%였지만 강남구와 송파구는 0.3%, 서초구는 0.28%였다. 
6·17규제소급적용 피해자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인위원회 등 부동산 관련 단체 회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현동 기자

6·17규제소급적용 피해자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인위원회 등 부동산 관련 단체 회원들이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부는 상한선 지정과 관련해 지자체와 구체적 협의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시행시기나 방식 등에 관한 지침이 따로 없다”며 “다만 지역별 상한선을 정한다면 가급적 시기를 통일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지자체 상한선 결정 이후 소급 적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가령 현재 상승폭 제한이 5% 이내지만 지자체가 3%로 낮춘다면 그 시점 이후 계약 건에 대해서만 지역별 상한선을 적용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서울시 관계자는 “시의회에서 고민할 부분”이라며 “소급적용을 한다, 안 한다를 얘기하기는 이른 단계”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별 상한선이 필요하다면서도 정치적 판단이 개입될 것을 우려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지자체가 일정 정도로 정할 수 있게 하는 제도는 필요하다”며 “하지만 이미 5%로 정했기 때문에 지자체가 큰 폭으로 더 낮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 센터장은 “정치적 판단이 들어갈 수 있는 문제라 서울에서 본다면 강남권은 다르게 움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수급과 정치적 상황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어느 지역에 세입자가 많으면 그들에게 유리하게 더 낮출 가능성이 있고 세입자가 적으면 덜 내릴 가능성이 있다”며 “자치단체장이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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