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품은 태풍 '장미' 발생…내일 당장 한반도 덮친다

제5호 태풍 '장미'가 발달하고 있는 모습. 자료: 미 해양대기국(NOAA)

제5호 태풍 '장미'가 발달하고 있는 모습. 자료: 미 해양대기국(NOAA)

전국에 장맛비가 쏟아져 큰 피해를 낸 가운데 한반도를 향해 태풍이 북상하고 있다.
제5호 태풍 장미(JANGMI)다.
 
북상하던 열대저압부(TD)는 9일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남서 약 600㎞ 부근 해상에서 태풍으로 발달했다.
발생 위치는 북위 21.4도로 비교적 높은 위도에서 발달했다.
 
태풍이 대부분 적도 부근 바다, 북위 20도보다 남쪽에서 발생하는데, 이번처럼 높은 위도에서 발생한 것이 흔하지는 않다.
 
고위도에서 발생한 탓에 태풍의 세력은 강하지 않은 편이다.
열대저기압의 중심 최대 풍속이 초속 17m가 넘어서면 태풍으로 분류하는데, 현재 '장미'의 중심 최대 풍속은 18m(시속 65㎞)로 기준을 살짝 넘었다.
 
기상청은 태풍 장미가 오키나와 서쪽 해상으로 북상해 10일 오전 3시에는 제주도 서귀포 남쪽 약 350㎞ 해상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보했다. 
태풍 '장미' 진로 예상도. 자료: 기상청

태풍 '장미' 진로 예상도. 자료: 기상청

이 무렵이 태풍 세력이 가장 강한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때에도 태풍의 중심 풍속이 초속 23m 수준으로 태풍치고는 바람이 아주 강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태풍은 10일 오후 경남 남해안에 상륙, 영남 지역에 영향을 준 뒤 동해로 빠져나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8일 폭우로 피해를 본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또다시 큰 피해가 우려된다.
 
이처럼 태풍이 발생한 바로 다음 날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것도 흔하지 않은 사례다.
열대저압부(TD)가 태풍으로 세력을 키우지 못한 채 북상하다가 뒤늦게 태풍으로 발생한 탓에 느닷없는 등장으로 비치게 됐다.
 
제주대 태풍연구센터장인 문일주 교수는 "올해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쪽으로 확장하지 못하고 남쪽으로 치우쳐 있다"며 "북태평양 고기압이 적도 부근 태풍 발생구역을 뒤덮고 있어 태풍이 예년보다 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극지방의 온난화로 찬 바람이 한반도로 내려온 탓에 8월인데도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뒤덮지 못하고 장마가 길게 이어지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이번 태풍 '장미'는 태풍으로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고 태풍 '커터 라인'을 겨우 통과한 수준"이라며 "한반도 주변 바닷물 온도도 높지 않아 태풍이 북상하면서 세력을 키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태풍의 바람은 강하지 않겠고, 대신 비구름을 몰고 와 더 많은 비를 뿌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제5호 태풍 '장미'가 북상 중인 9일 오전 울산시 북구 당사항에서 어민들이 소형 어선을 육지로 옮기고 있다. 뉴스1

제5호 태풍 '장미'가 북상 중인 9일 오전 울산시 북구 당사항에서 어민들이 소형 어선을 육지로 옮기고 있다. 뉴스1

문 교수는 "계절적으로 8월 중순에 접어들게 돼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까지 세력을 펼치지 못하고 물러갈 수도 있다"면서도 "9월에도 태풍이 한반도로 다가올 수 있는 만큼 대비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