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뽑혀나가야"vs"그러다 순교자 된다"…민주당 딜레마

“윤석열 검찰총장 같은 사람은 뽑혀 나가야 한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억지로 끌어내렸다가 순교자 이미지만 만들어준다.”(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
 
윤석열 검찰총장 거취를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윤 총장이 지난 3일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한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 발언이 불씨를 당겼다. 이후 민주당 내부에선 반발하며 해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자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9일에도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이원욱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순항과 성공을 위해 전체주의, 독재와 같은 비난을 일삼는 윤 총장 같은 사람은 뽑혀 나가야 한다”(보도자료)고 주장했다. 최고위원 후보인 노웅래 의원도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윤 총장을 향해 “본연의 업무를 사실상 포기했다. 저런 정치검찰에 대해선 확실한 철퇴를 가해야 한다. 우물쭈물해선 안 된다”고 가세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윤 총장은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를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윤 총장은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를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그동안 윤 총장 해임에 가장 앞장서 온 건 김두관 의원이다. 그는 지난 5일 “해임건의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공개 발언하며 결의안 발의 동의를 받기 시작했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도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총장을 향해 “차라리 물러나서 본격적 정치의 길에 들어서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하루라도 그 자리에 있을 면목이 없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사퇴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조는 의원 개개인의 의견일 뿐 당 차원에서 논의해야 할 사안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민주당 소속 수도권 한 중진 의원은 “윤 총장이 권력의 대표적인 피해자로 보여 진짜 영웅처럼 보일 것”이라고 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YTN 라디오에 나와 “검찰총장 해임안은 적절하지 않다”고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법률적으로 검찰총장 해임이 가능한지도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검찰청법에는 검찰총장 임기는 2년으로 보장되어있고, 탄핵이나 금고형 외에는 징계위원회를 통한 징계가 선행되어야 면직시킬 수 있다. 단순히 해임촉구결의안이 제출됐다고 해서 대통령이 면직 결정을 내릴 수 없단 것이다. 다른 민주당 법사위원은 “현재로썬 정치적으로 직분에 충실할 것을 요구하며 압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윤 총장 비판이 이어질수록 오히려 그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준다는 측면에서 언급을 자제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한 의원은 “여론조사를 봐도 때릴수록 높아지는 게 윤 총장 대선 지지율”이라고 했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5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13.8%로 다른 야권 인사 중 1위를 기록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