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경제 위기 말하다···"어지럽다" 자리 뜬 시리아 대통령

바샤르 알아사드(55) 시리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의회 연설 도중 저혈압 증상이 나타나 잠시 연설을 중단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시리아 대통령실은 “알아사드 대통령은 경미한 혈압 증세로 수 분간 의회 연설을 중단했고, 이후 정상적으로 연설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12일 연설 의회 도중 저혈압 증상이 나타나 연설을 중단하고 "잠시 앉아서 쉬겠다"고 말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12일 연설 의회 도중 저혈압 증상이 나타나 연설을 중단하고 "잠시 앉아서 쉬겠다"고 말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연설 영상 속에서 알아사드 대통령은 뭔가 불편한 기색을 보이더니 의원석을 향해 “잠시 앉아 있어야겠다”고 말하며 연설을 중단한다. 이를 본 의원들은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그는 누군가 마련해 준 의자에 앉아 잠시 쉬었다가 퇴장한 후 다시 돌아와 연설했다.   
 
외신에 따르면 알아사드 대통령은 연설을 멈추기 직전까지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와 전쟁으로 피폐해진 나라의 경제 위기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그는 연설 시작 30분 후쯤 안색이 안 좋아지기 시작해 앞에 놓인 물을 두 번 마시기도 했다.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연설을 중단하자 참석자들이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연설을 중단하자 참석자들이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알아사드 대통령이 연설을 위해 다시 돌아오자 의원석에선 박수와 응원이 쏟아졌다. 그는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인 후 “어제 오후부터 아무것도 못 먹었다. 나는 당분이나 염분이 떨어지면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날 의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1.8m가량 떨어져 앉았다. 시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327명, 누적 사망자는 53명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하지만 오랜 내전으로 인한 경제난으로 진단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알아사드 대통령이 잠시 휴식후에 다시 등장하자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알아사드 대통령이 잠시 휴식후에 다시 등장하자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알아사드 대통령은 지금까지 건강 문제가 불거진 적은 없었다. 그는 자신의 부친인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2000년 대통령에 취임했고, 2011년 내전이 터지자 반군의 공격으로 한때 실각 직전까지 몰렸다. 하지만 2015년 러시아가 내전에 개입해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시리아 정부군은 지난해 말 반군을 북서부 이들립주 일대로 몰아넣는 데 성공했다.   
 
 
잠시 휴식후 다시 연단에 선 알아사드 대통령이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유튜브 캡처]

잠시 휴식후 다시 연단에 선 알아사드 대통령이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유튜브 캡처]

 
시리아는 지난 9년간의 내전으로 38만명이 목숨을 잃었고, 시리아 인구의 절반이 넘는 1100만명 이상이 집을 잃고 난민이 됐다.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반군을 돕는 터키는 지난 3월 휴전에 합의했다. 하지만 시리아 북서부에선 정부군과 반군 간 크고 작은 교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시리아 정부가 국민의 인권을 탄압한다는 등의 이유로 시리아 정권에 대해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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