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밀 누설 혐의' 이태종 전 법원장에 檢, 징역 2년 구형

서울중앙지법 전경.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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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행정처에 수사 기밀을 누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태종(60) 전 서울서부지법원장에게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김래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법원장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전 법원장은 지난 2016년 서부지법 집행관 사무소 직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영장 사본 등을 통해 입수한 수사 기밀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고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헌법상 영장주의의 취지를 오염시켰고, 조직 보호를 위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점에서 피고인의 범행은 매우 중대하다"며 "그럼에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인도 아닌 현직 고위 법관이 죄책을 면하기 위해 헌법에 반하는 주장을 하고, 법관들과 법원 공무원들이 자신에게 책임을 미룬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며 "범행 후의 정황도 유리하게 참작할 부분이 없어 엄중한 사법적 단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전 법원장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전 법원장은 최후진술에서 "검찰은 특정한 목적과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수사한 끝에 법원장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무리하게 기소했다"며 "재판을 진행한 결과 검찰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전부 탄핵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의 수사·기소는 검찰권이 제대로 행사된 것이라고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며 "이것이야말로 검찰권을 남용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수사 절차에서 객관 의무를 위배해 당시 근무한 법관 등의 사소한 흠을 잡아 겁을 주고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일을 했음에도 고초를 당한 직원들과 법관들을 지켜주지 못해 참담하다"며 "그들이 조사 때 받은 두려움, 모멸감, 수치심을 생각하면 법조 선배이자 기관장으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8일 이 전 법원장의 선고 공판을 열기로 했다. 이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가운데 네 번째 선고다. 앞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 임성근 부장판사 등 세 건에 대해서는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