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뒤 아프리카돼지열병 비상…바이러스 전파 가능성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저지의 마지막 보루인 경기 포천 등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집중호우로 ASF 통제에 구멍이 뚫려서다. 접경지역 야생 멧돼지 차단 울타리 곳곳이 유실된 데다 일부 지역에서 넘쳐난 강물로 바이러스가 유입 가능성이 커졌다. 
 
민통선을 중심으로 한 경기·강원 접경지 7개 시·군에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야생 멧돼지의 ASF 발병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경기 북부 최대 양돈 지역인 포천은 예외였다. 163개 농가에서 돼지 29만여 마리를 사육 중이지만 다양한 방역 대책을 통해 꿋꿋이 버텼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연천 임진강변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와 야생 멧돼지 이동을 막기 위한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경기도 연천 임진강변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와 야생 멧돼지 이동을 막기 위한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최근 일주일 ASF 9건 

최근 들어 포천조차도 분위기가 달라졌다. 환경부는 지난 6~12일 강원도 화천·양구군과 경기도 연천군, 포천시에서 ASF 9건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양성으로 확진된 야생 멧돼지는 모두 광역 울타리 내에서 발견됐다. 현재까지는 총 700건이 발생했다. 파주 98건, 연천 279건, 포천 17건, 철원 29건, 화천 269건, 양구 4건, 고성 4건 등이다.  
 
환경부는 최근 많은 비로 지반이 약해져 차단 울타리 등 시설물 피해가 발생하자 지방청·현장상황실·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시설물을 일제히 점검하고 있다. 긴급 복구팀을 파견해 손상된 울타리 복구도 추진 중이다. 산사태·침수 등으로 긴급 복구하기 어려운 구간은 철조망 설치 등 응급조치를 병행해 야생 멧돼지를 차단하고 있다.
야생 멧돼지. [환경부]

야생 멧돼지. [환경부]

경기도도 집중호우로 인한 ASF 바이러스의 축산농가 유입을 막기 위한 특별방역대책에 나섰다. 최근 접경지역 내 야생 멧돼지에서 ASF 발생이 지속하고 있고, 장마로 ASF 바이러스가 하천·토사 등에 의해 떠내려와 양돈 농가로 유입될 위험성이 있어서다.
 

환경부·경기도, 특별방역대책 시행  

도는 집중호우가 끝나는 시점에 맞춰 매주 수요일마다 ‘일제 소독의 날’을 운영한다. 도내 모든 양돈농가, 접경지역 주요 도로, 임진강·한탄강 수계에 대한 대대적인 소독을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도내 시·군, 축협, 군부대 등과 협력해 광역방제기 12대, 방제 차량 88대, 축협 공동방제단 40개 단, 군 제독 차량 16대 등 가용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한다.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가 지난달 18일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 둘째)와 함께 경기도 포천시 양돈밀집사육단지와 야생 멧돼지 차단 광역울타리 설치 현장을 방문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경기도]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가 지난달 18일 정세균 국무총리(오른쪽 둘째)와 함께 경기도 포천시 양돈밀집사육단지와 야생 멧돼지 차단 광역울타리 설치 현장을 방문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경기도]

군부대 제독 차량은 야생 멧돼지 ASF 발생지점 인근 도로와 하천 주변을, 시·군 및 공동방제단 소독 차량은 방역 취약농가 등 전 양돈농가를 소독한다. 동물위생시험소에서는 집중호우 피해 59개 농가를 긴급 소독한다. 도는 집중호우가 시작된 지난달부터 장맛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시간대를 중점적으로 활용해 소독해오고 있다.  
 

“농가도 자율 방역수칙 준수해야”  

또 도내 ASF 매몰지 71곳에 대한 담당자를 지정해 일일 예찰·점검을 실시 중이다. 매몰지 유실 여부, 배수로 정비상태, 주변 울타리 관리 등 매몰지 훼손과 침출수 유출에도 대비 중이다. 김성식 경기도 축산산림국장은 “ASF 바이러스가 농가로 유입되지 않도록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방역태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농가에서도 자율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등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ASF는 지난해 9월 16일 경기도 파주시 돼지농장에서 국내 최초로 발병했다. ASF는 돼지에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급성의 경우 치사율이 100%에 이른다.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대부분 국가가 살처분 정책을 시행 중이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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